매일신문

울진 후포 만산골 주민들 운행 첫날 동네잔치

"경운기가 겨우 다니던 오솔길이 2차로 아스팔트 도로로 변했고, 동시에 주민들의 숙원인 시내버스도 개통돼 너무나 감격스럽습니다".

전형적인 산촌형 자연마을인 경북 울진군 후포면 만산골 주민들. 고작 13가구에 20여명이 전부인 마을 사람들은 1일 오후 난생 처음 면소재지와 마을 집 앞을 연결하는 시내버스가 들어온 것을 보고 반가움에 어쩔줄 몰라하며 기뻐했다.

주민들이 5일장을 보러 면소재지까지 가려면 10여리나 떨어진 근처 여심마을까지 걸어가 시내버스를 타든지, 마을의 유일한 대중 교통수단인 경운기를 이끌고 비탈길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만 했었다. 또 택시를 이용해도 기사들로부터 비포장인데다 면소재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부당한 추가 요금을 요구당하기 일쑤였다는 게 주민들의 말.

주민 김종국(70)씨는 "교통이 불편하다보니 젊은 사람들이 모두 마을을 떠나 그 동안 초등학생은 물론 중·고교생 하나 없는 정체된 동네가 됐다"며 "시내버스가 개통됐으니 이제는 마을에 생기가 넘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일(68)씨도 "거동이 불편한 집사람을 한 번씩 병원으로 데려가는 일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는데 이제 한시름 덜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준비한 돼지머리와 시루떡 등으로 버스의 안전운행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 주민들은 면소재지까지 왕복 10km가 넘는 거리의 도로 시승에 나서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낯익은 풍경에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야말로 시내버스 개통은 만산골 주민들에겐 교통 혁명 그 자체였던 것. 버스는 평해를 출발해 면 소재지인 후포를 거쳐 금음1리 석골과 이웃 마을인 곧은골을 돌아 만산까지 하루 두 번 왕복운행한다. 요금은 후포~만산간 편도 800원.

시내버스 개통에 일익을 담당한 송재원 군의원과 임영득 면장은 "시내버스 개통으로 주민들의 생활불편 해소는 물론 마을의 화합과 발전에도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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