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없이 시작했습니다. 이 아픔을 툴툴 털고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겁니다".31일 오후 영천 임고면 평천리 한마음 영농조합 법인의 새송이버섯 재배사.전날 일어난 화재로 버섯 재배사 25개동이 모두 잿더미로 변해 쇠파이프 골조만 앙상하게 남은 화마의 현장에서 영농조합 회원들은 재기의욕을 불태우며 다시 한번 굳게 결의를 다졌다.
조합법인 이재국(46)대표 등 회원 4명이 보조와 융자, 자부담 등을 합쳐 5억6천400만원을 투자해 버섯재배를 시작한 것은 지난 97년. 처음에는느타리버섯을 재배했으나 채산성이 맞지 않아 고전을 거듭하다 실패한 뒤 재작년부터 새송이버섯으로 전환했다.
새송이 버섯은 향기가 자연산 송이에 비해 떨어지나 크기와 모습은 자연산 송이버섯과 비슷하고 맛도 좋아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품종. 처음에는 농협 공판장에서만 팔린 새송이버섯은 작년 하반기부터 일반에 조금씩 알려지면서 1kg당 6천~1만원씩에 팔려나가 회원들의 허리도 조금씩 펴지지 시작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순식간에 일어난 화재는 버섯재배사 25동 1천여평과 버섯을 키우는 병 10만개, 냉동기.배관.난방시설 등을 태워 10억원 이상의 손실을 냈다.게다가 비싼 보험료 때문에 화재보험에도 들지 않아 피해는 고스란히 회원들의 몫이 됐다.
망연자실한 회원들은 하지만 좌절보다 불탄 현장을 청소하고 버섯 재배사를 복구하며 재기의 힘찬 움직임을 시작했다. 다행히 가장 중요한 종균 배양실이 화마를 벗어나 피해를 보지 않아 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회원 박재규(45)씨는 "배양실에서 키운 버섯을 사흘에 한번씩 재배사로 옮겨 심어야 하는데 재배사가 모두 불타 버려 문제"라며 "우선 재배사부터 응급 복구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일손을 놀리지 않았다.
이 대표는 "버섯을 계속 키워 판매하면서 복구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라며 "회원들이 좌설하지 않고 다시 뭉쳤으며 행정당국과 경찰에서도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아 더욱 힘이 난다"고 말했다.영천경찰서는 1일부터 매일 전경 30명씩을 동원, 화재현장 청소와 복구작업을 돕기로 했고 영천시는 재배사 등 각종 재배시설 복구에 최대한 지원키로 하는 등 농민들의 재기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