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강산 면회소 후보지 온정리 조포마을

1일 오후 북측이 제안한 이산가족 면회소 후보지인 고성군 온정리 조포마을로 향하던 차에서 내린 북측 리금철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은 손가락으로 철조망 너머 들판을 가리켰다.

이 단장이 가리킨 곳은 금강산 지역에서 현대아산이 운영 중인 온정각과 온정각부근 태창샘물공장 사이 맞은 편 벌판이었다.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북측 대표단에 따르면 동해선이 복구되면 각광을 받게될'금강산청년역'에서도 도보로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지역이다.

이 단장은 "여기서 저기까지가 40 정보(40㏊)"라며 "저 앞에 보이는 마을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북측이 이곳을 후보지중 하나로 제안하는 게 아니라 이미 예정지로 정해놓았음을 시사했다.

"저 바위는 구룡연으로 올라가는 첫 입구입니다. 금강산이 시작되는 첫 입구죠. 반대편 쪽으로는 철길이 지나가 교통 조건이 편리합니다. 변전소가 가까워 전기 사정도 좋습니다. 여러 전문가가 와서 따져봤는데 여기 이상 명당 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북측 설명을 유심히 듣고 있던 남측 수석대표 이병웅 대한적십자사 총재 특보는 흡족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부지 적합성 여부에 대해 이모저모 따져 들었다.

"식수 사정은 괜찮습니까"(이 수석대표)

"닭알바위 뒤로 가면 북강이라고 상류가 됩니다. 거기 물은 자연수 그대로 마셔도 될 정도로 좋습니다"(리 단장)

"밑의 지질은 어떻습니까"(이 수석대표)

"일부는 모래층이고 바위도 일부 있을 수 있으나 괜찮습니다"(리 단장)

리 단장이 "원래 이 땅은 아끼려고 했다"며 "잘 건설하라는 뜻에서 (상부에서)면회소 건설 부지로 뚝 떼어 내줬다"고 다시 한번 명당자리임을 강조하자 이 수석대표는 "온정각과도 가까워 필요할 때 이용할 수도 있어 좋군요"라고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이 수석대표가 지명과 관련, 농담삼아 '금강산 온정리 조폭골'이라고 얘기하자 리 단장이 "조폭이 아니라 조포"라고 힘주어 강조,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함께 있던 남측 관계자들도 "최고 명산을 주산으로 삼았다", "교통이 편리한 것 같다", "온정각에서 걸어와도 되겠다"며 한 마디씩 거들었다.

10여 분 간 이산가족 면회소 후보지를 둘러본 이 수석대표는 "전문적인 것은 기술자들이 봐야지"라고 여운을 남기며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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