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당 탈당규모 촉각

한나라당은 2일 민주당 김명섭.강성구 의원의 탈당으로 대선정국의 유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추이를 지켜보면서 의원 영입 재개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당직자들은 두 의원의 탈당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우리당과는 무관한 일"이라면서 사전 물밑접촉설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남경필 대변인은 "그 분들이 탈당한 것은 나름대로 판단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며, 당분간 무소속으로 남아 후보단일화 등 정국 추이를 지켜보면서 거취를 결정하지 않겠느냐"면서 "설사 그분들이 입당을 한다고 해도 당장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주변에서는 강 의원이 최근 방송계 선배인 하순봉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고위당직자들과 만나 '입당' 문제를 협의했고 김 의원도 1일 열린 하 위원 후원회에 참석한 점 등으로 미뤄볼때 한나라당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영일 사무총장도 이들과의 사전 접촉설을 부인하면서도 "정권교체에 동참하겠다는 의원들이 있다면 막을 이유가 없다"며 문호개방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은 탈당 의원들을 영입할 경우 '이회창 대세론'을 굳히는 효과가 있지만 민주당의 반발에 따른 정기국회 파행 가능성과 여론의 역풍 등 부정적 효과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영입시기를 정기국회가 폐회되는 8일 이후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 과정에서 '1강2중' 체제로 대선을 치르는게 '필승카드'란 판단에 따라 민주당내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소속 의원들의 탈당규모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의원쪽으로의 입당추이를 지켜보면서 영입시기와 폭을 결정한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영입작업이 무질서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서청원 대표가 총괄 지휘하고 해당 원외위원장들에 대한 설득작업 등 사전정지작업도 병행해 의원영입에 따른 역효과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측은 1일 집단탈당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당혹감속에 향후 사태 추이와 탈당 규모 등에 촉각을세웠다.

특히 노 후보 진영은 탈당 도미노가 현실화할 경우 자칫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면서도 "올 것이 왔을뿐"이라며 애써 담담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핵심참모들은 "철새는 때가 되면 간다", "눈 하나 깜짝 않는다"고 결연한 발언을 쏟아내며 태연함을 보였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거듭되는 당내 혼란이 '노 후보 흔들기 작전이 아니냐'는 시각에서 '배후'에 대한 의심을 표출하기도 했다.

노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김원기 정치고문, 신계륜 비서실장 등 측근 의원들과 함께 후단협 의원들의 탈당 전망과 대책을 숙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 고문은 모임 뒤 "철새는 때가 되면 날아가는 법"이라고 비판한 뒤 "배후세력이 있기는 있는 것 같은데…될만하면 흔들고 흔들고…음모도 있는 것 같고…"라며 "그러나 음모가 정치를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노 후보는 이낙연 대변인으로부터 탈당 소식을 보고받고 "어쩔 수없지요"라고만 말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천정배 선대위 정치개혁추진위 총괄간사는 "노 후보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한 모양인데 예상했던 결과"라며 "지금 중요한 것은 의원 1, 2명을 더 붙이는것 보다도 표를 어떻게 모으냐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계륜 실장은 "정치를 짧게 하신 분들이지만 너무 상황 판단을 못하는 것 아니냐"며 "만약 한나라당으로 간다면 나쁜 사람들이고 그렇지 않다면 정치를 너무 모르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