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의자 사망' 감찰조사

살인사건 수사과정에서 숨진 조모씨가 사실상 외부 가혹행위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가 나옴에 따라 '피의자 사망'사건에 대한 검찰의 감찰조사도 급류를 타고 있다.

국과수는 지난 2일 "조씨가 광범위한 좌상(타박상)에 의한 속발성 쇼크(2차 쇼크) 및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뇌출혈)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부검결과를 검찰에 공식 통보했다.

이에 대해 이번 사건을 조사해온 검찰 관계자는 "직원들의 구타 행위가 조씨 사인과 연결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수사과정에서 이뤄진 구타가 조씨 사인에 포함된다는 점을 인정했다.

특히 국과수가 부검결과를 통보하기 직전인 2일 오전 김진환 서울지검장이 사의표명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함에 따라 구타묵인 의혹을 받고 있는 주임검사 홍모 검사에 대한 사법처리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과수의 부검결과가 나오자 검찰은 곧바로 홍 검사를 재소환, 구타묵인 또는 방조를 강도높게 추궁했으며, 이 과정에서 조씨가 119 구급대로 병원에 실려가기 직전인 26일 낮 12시께 홍 검사가 조씨가 숨진 조사실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4일 오후 홍 검사를 재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결정키로 했으며, 이를 위해 국과수 부검의를 3일 참고인으로 불러 부검결과에 대한 보충설명을 들었다.

검찰은 특히 이미 구속된 수사관 3명 외에 다른 수사관들도 조씨 폭행 등에 가담했고, 조씨가 잠든시간이라고 수사관들이 주장했던 26일 오전 8시부터 낮12시까지 시간대에도 조씨에 대한 폭행이 이뤄졌다는 정황을 추가확보,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이번 사건 관련 사법처리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커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씨의 공범 박모씨 등으로부터 '조씨 구타에 다른 수사관들도 가담했고, 우리도 다른 수사관들로부터 맞았다'는 진술 등을 확보했다"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자 추가사법처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밖에 국과수가 '조씨의 사체에서 물고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조씨 공범들의 물고문 주장이 너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약식 물고문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당초 금주중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검찰의 감찰조사는 다소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