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워킹우먼-예림학원 원장 이순자씨

대구시 달서구 예림 학원 원장 이순자(44)씨. 16년 동안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친 사람이다. 가르치는 일에 인이 박히고 눈감고도 가르칠 만큼 됐을 게 틀림없다. 그러나 그는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이다. 전국은 물론이고 러시아를 오가며 지금도 새로운 피아노 교수법을 배운다. 아는 만큼 가르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학교 졸업하고 한 5년 동안은 무작정 가르쳤어요. 그런데 이게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원장은 학창 시절 배운 것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한 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자신이 못마땅했다고 말한다. 창조적이고 아름다워야 할 음악이 반복 암기 기술습득에 머물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늘 배우기를 멈추지 않기 때문일까 그의 학원엔 원생이 넘쳐난다. 음악학원 하면 떠올리는 그렇고 그런 상상을 넘어서 있었다. 피아노 교사인 이 원장은 매월 셋째 주에는 사물놀이를 가르친다. 그는 한국 사람이 우리 가락을 모른 채 제대로 된 외국 음악을 배울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이 원장은 대학시절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사물놀이 동아리 활동을 한 덕분에 징 북 꽹과리 장구 솜씨도 일품이다. 상인 중학교에서 사물놀이를 가르치기도 했다.

"학교 교과서의 30%가 전래 동요에요. 학교에서도 가르치겠지만 아무래도 선생님들이 전래동요엔 좀 약한 게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일부 선생님들은 얼렁뚱땅 넘어가기도 하고요". 그가 전래동요와 사물놀이 교육을 고집하는 이유다. 5년 전부터는 겨울과 여름 방학 때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전래동요'와 징 장구 꽹과리 북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그렇게 배운 선생님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가르쳐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요즘 '뮤직 가-튼'이라는 영유아 음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음악적 토양을 제공해야 음악을 생활 속에 당겨 놓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는 음악이 생활의 일부가 돼 있어요. 그에 반해 우리나라에서 음악 미술은 특별한 과외에 머물 뿐이고요". 우리나라 가정은 비용문제에 부딪히면 제일 먼저 포기하는 게 음악이고 미술이라며 그는 안타까워한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많이 접한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훨씬 부드럽습니다. 스펀지처럼 매사를 흡수하는 능력이 있어요. 예민한 청소년기를 무사히 넘기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요". 그는 가정에서 주부들이 종일 텔레비전을 켜 놓는 대신 음악을 틀어놓고 여유를 즐겨볼 것을 권유한다. 아이들은 부드러워질 뿐만 아니라 생활에 리듬을 부여할 줄도 알게된다는 것이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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