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2 한국시리즈 삼성 "응집력 빛났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을 마친 후 두 팀 감독의 얼굴은 모두 좋아보였다. 승리한 삼성 김응룡 감독은 표현이 인색한 그가 강동우의 홈런에 박수 친 것에 대해 질문하자 "나는 박수치면 안되냐"고 되물어 웃음을 유발했다.

LG 김성근 감독도 패배의 책임을 자신으로 돌리면서도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김성근 감독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자체에 만족한 것도 있을 테고 이날 경기가 1차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1차전을 승리함으로써 아직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중압감을 어느 정도 털어냈다. 그와 함께 경기 내용도 투.타에서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 자신감을 가지면서 다른 어느 해보다 우승에 대한 가능성을 밝게 비췄다.

이날 경기 후 다소 성급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가 삼성의 우승으로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4승1패 아니면 4승2패 정도로 삼성이 우승하거나 심지어 삼성이 4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지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았다.

삼성은 1차전에서 이러한 전망이 근거있게 들릴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삼성 선수들이 우승 중압감을 느끼고는 있지만 우승에 대한 집념도 대단하다는 것을 나타냈다.

팀배팅을 하려고 당겨쳤다가 투런 홈런의 주인공이 된 강동우는 "우리는 몇 차례나 모여 우승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고 말했듯이 우승에 대한 집념은 적극적인 팀 플레이로 연결되었다. 1회 '느림보' 이승엽이 예기치 못한 도루를 성공시켰고 양준혁은 2회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진갑용의 중견수 플라이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3루에 진루하는 등 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를 펼쳤다.

삼성이 2차전 선발로 특급 언더핸드 임창용을 예고함에 따라 LG가 좌타 라인을 전진배치할 전망이지만 역시 삼성의 우세로 기운다. 임창용은 좌타자를 누를 수 있는 구위를 지녔고 LG의 좌타 라인은 서용빈의 공백, 김재현의 부상 등으로 많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은 3차전이 하나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강영식 배영수 등으로 꾸려가야 할 마운드가 2,4,5차전 마운드를 책임질 것으로 보이는 엘비라, 임창용의 무게에 비해 가벼워 3차전의 성패가 한국시리즈의 향배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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