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응원전 과열 예상

지역 일부 고교 1, 2학년생들이 수능시험에 응시하는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학생회를 중심으로 6일 새벽 소집령을 내리는가 하면 북, 징, PET병 등 응원도구까지 대거 준비하는 등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어 학생, 학부모들의 불만과 우려를 사고 있다.

대구의 고교생들과 학부모 등에 따르면 상당수 고교 학생회가 고3 선배들의 수능 응시장별로 조를 짜 6일 새벽까지 모이도록 4일 지시했다는 것. 특히 정문이 큰길에서 들어가 있거나 진입로가 좁은 경우 이른바 '명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새벽 1, 2시까지 모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년의 경우 수험생들의 입실이 시작되는 오전 6시30분을 전후해 1, 2학년생들이 모여 응원전을 펼치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2, 3년전부터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게다가 한두개 고교가 자리를 넓게 잡고 나면 뒤늦게 도착한 고교생들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느라 몸싸움까지 벌이기도 한다는 것.

고교생들은 또 응원 경쟁을 벌이기 위해 고사장마다 5~10개의 북과 징을 준비하거나 대용품으로 PET병을 들고 오도록 해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실제로 작년과 재작년 수성구 ㄱ고 인근 주택가 주민들은 수능시험일 새벽부터 두드려대는 북소리와 PET병 소리에 밤잠을 설쳤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학부모 윤모(44.대구 범물동)씨는 "고1인 딸아이가 수능시험을 치는 선배들을 응원하러 새벽2시까지 가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기가 막혔다"면서 "추운 날씨에 고생은 둘째로 쳐도 사고라도 나면 어쩔거냐"고 했다.

고교 교사들은 "교사들 대부분이 시험 감독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응원하는 학생들을 단속하고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며 "미리 주의를 줘도 학생들끼리 경쟁이 심해져 말리기가 어렵다"고 했다.

한편 전북 전주의 고교 교장단은 교통 혼잡, 소음 공해, 학생들간 과열 경쟁 등 부작용이 우려돼 고사장 앞에서 1, 2학년생들이 펼치는 응원전을 금지시키기로 결정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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