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의사협회 공보이사, 대구·경북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회원 등 갖가지 직함을 가진 소아과 의사 송광익(44)씨에게는 지난달부터 직함이 또하나 늘었다.추가된 새 직함은 '사랑의 주치의'. '대안가정운동'(본지 10월26일자 23면 보도)의 보호 대상 어린이들을 위해 예방접종, 건강검진, 각종 치료까지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의 자녀를 일시적으로 맡아 키워주는 대안가정들이 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달 결심한 일.위탁된 어린이들은 의료보험·의료보호 대상이 아니어서 대안가정들이 의료비 부담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높다.
하지만 송씨도 결심만 했을 뿐 실천하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어린이들이 일시적으로 머무는 대안가정 운동본부가 대구 중구에 있고 대구경북 첫대안가정은 북구에 있어 자신의 병원이 있는 달서구 송현동까지 다니기가 부담스럽다는 문제가 불거진 것.
그래서 송씨가 생각해 낸 것은 사랑의 주치의 맡기를 동료 의사들 간의 운동으로 승화시키자는 쪽. 대구 중구의 개업의 김종환씨와 북구 개업의 김동억씨가 송씨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다.
필요한 동네마다 어린이들의 '주치의'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아기가 자주 아픈 것도 걱정이지만 돌이 갓 지난 아기들은 예방접종이 잦습니다.
간염이나 뇌수막염 등은 한번 예방접종을 하는데 4만원이 듭니다.형편이 어려운 대안가정 부모들에게 의료비 부담까지 지워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송씨는 점심시간이면 병원 부근 식당에서 혼자 3천원짜리 점심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2년 전부터 진료 책상 위 저금통에 하루 1, 2천원씩 모아 오갈데 없는 아이들이 보호받고 있는 우리복지시민연합의 '해뜨는 집'에 정기적으로 기탁한다. 시설 아동들을 위한 무료 진료 봉사도 여기저기 해 왔고, 지난 6월 대안가정운동 본부 출범 때는 산파 역할도 했다.
송씨는 앞으로 곳곳에 대안가정이 생기면 동참할 의사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자신의 가족에 대해선 한없이 헌신적이지만 그러한 헌신성이 결국 다른 가족구성원에게는 배타성으로 나타납니다.
이런 점에서 대안가정운동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치관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송씨는 "이제 시작"이라며, 의사뿐 아니라 사회 속 각 직능단체가 함께 손을 잡아줄 것을 희망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