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修能 압박감 벗고 미래 대비를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가슴 졸이던 2003학년도 대학 수학능력 시험이 끝났다. 하지만 수험생들에게는 앞으로 몇 달간이 매우 중요하다. 제각각인 대학별 면접과 논술고사가 남아 있다. 예·체능계는 실기시험도 넘어야 할 산이다. 더구나 올해는표준채점 결과만 발표함으로써 어느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이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워 치열한 눈치 작전이 예상되는 점도 안타깝다.

아무튼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어떤 대학, 어떤 학과의 입학이 인생을 좌우한다고 여기는 이 땅에서 대학 입시는 교육의 궁극 목표가 돼버린 듯한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미 판가름이 난 점수에 매달리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잘 설계하는 일이더욱 중요한 과제다.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기대 이하로 시험을 잘못 치른 학생들은 괴롭겠지만, 면접·논술 등에서 만회할 기회와 여지도 있다. 수능은 젊은이앞에 놓여진 여러 개의 가능성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가능성을 선택하는 것은 자기자신이며, 삶의 과정에서 그 선택은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가변성을 갖는다. 대학을 안 나와도 성공한 인생은 얼마든지 있다.

부모의 엄한 통제와 보충학습·자율학습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수험생들은 해방감을 느끼며 허탈감에 빠질 수 있다. 억눌렸던 감성의 폭발로 탈선할 우려도 적지 않다. 이런 시점을 교묘히 노린 퇴폐적 유혹의 손길들이 이들의 인성에 치명적인상처를 입히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이런 유혹과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이들을 지키고 보호하며,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 기성세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그동안의 부담과 노력을 위로하고, 최선의 길을 걷도록 도와 줘야 한다. 사회 전체도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야 한다.때마침 수능을 끝낸 고3들을 위한 문화행사들도 다양하게 마련되고 있다. 학교에서의 지도 대책과 함께 교과서 밖에 있는 교육을통해 지쳐 있는 수험생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정서적인 활동에 참여하게 해주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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