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주재하고 있는 북한 외교관들이 핵개발을 둘러싼 미국의 대북강경정책에 대응해 적극적인 외교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31일 박의춘 주러시아 대사를 시작으로 최진수 주중국 대사, 한성렬 주유엔 차석대사, 박현보 주독일 대사, 리도섭 홍콩주재 총영사 등이 잇따라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했다.
이들은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미국의 주권침해 위협을 막기 위해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할 권리가 있다는 점, 핵문제를 북미 협상과 억제력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겠지만 될수록 협상을 바란다는 점 등 지난달 25일자 외무성 대변인담화내용을 중점으로 북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핵개발 파문과 관련한 해외주재 북한 외교관들의 이같은 외교공세는 앞으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93년의 핵위기를 비롯한 체제존립과 관련된 주요 사안이 생길 때마다 해외 대표부를 적극 활용해 왔기 때문이다.
외교관 출신의 탈북자들은 "북한 당국이 주요 현안 때마다 각 대표부에 구체적인 대응지시를 내려보내고 그 집행실태를 일일이 체크했다. 이번 핵개발 파문과 관련해서도 대대적인 여론 조성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중국 등 주요 국가 뿐 아니라 비동맹국이나 반미성향 국가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의 북한 대표부에서는 주재국 외무부 장·차관 또는 아시아담당 국장 등 주요 관리, 정당 지도자 등과 만나 북한 입장의 당위성을 전달하고 지지를 요청할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한 입장을 지지하는 해외 친북단체들의 행사를 잇따라 조직하고 주재국 언론에 보도자료를 게재하는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 총공세에 나설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공세는 미국의 일방적인 독주에 불만을 품은 작은 나라나 반미성향 국가들의 지지를 받거나 최소한 중립적인 입장을 이끌어 내도록 함으로써 핵파문으로 야기될 수 있는 국제적 고립을 막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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