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중간선거 공화당 완승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함에 따라 2004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겨줬다.부시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와 대선 전초전의 성격을 띤 이번 선거는 당초 공화.민주 양당간 예측불허의 접전이 예상됐었다.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공화당이 상원 선거에서 최대 격전지인 조지아주, 뉴햄프셔주 등에서 잇따라 승리, 상원에서 다수당을탈환했으며 하원에서도 다수당의 위치를 지켰다.

백악관에서 로라 부시 여사와 함께 TV를 통해 개표 상황을 지켜본 부시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주지사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동생 젭 부시 주지사를 포함해 공화당 당선자들에게 일일이 축하 전화를 거는 등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통적으로 유권자들의 여당 견제 심리때문에 대부분 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거둬왔다. 역대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하원을 탈환한 것은 1860년대 이래 불과 세차례에 불과하다.부시 대통령은 이번 선거 기간에 30여개주를 누비고 다니며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했으며 1억4천만달러를 후보들에게 모아줘 역대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의 선전을 부시 대통령의 열성적인 선거지원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테리 매콜리프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은 "부시 대통령은 현대 역사상 어느대통령보다 가장 오래 꾸준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인기가 공화당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 승리로 대선 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동시에 지난 대선 때 개표 논란으로 불거진 정통성 시비를 잠재울 수 있게 됐다.

이번 선거에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부시 대통령만큼은 아니더라도 역시 광범위하게 민주당 선거지원 운동에 나섰던 빌 클린턴 전(前) 대통령과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 비해 훨씬 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고 말았다고 타임스는 평가했다.

민주당은 실업과 교육, 노년 의료 문제 등 소위 '먹고사는 문제'에 초점을 맞췄지만 유권자를 감동시키는 메시지를 주거나 '사람의 마음을 끄는 부시의 카리스마'에 대항할 수 있는 전국 규모의 강력한 캠페인을 조직하는데 실패했다.

공화당의 승리는 앞으로 미국이 이라크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외교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그에게 많은 재량권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스탠퍼드의 프레이거 교수는 "앞으로 미국의 외교 정책은 점점 더 한쪽 방향으로만 나아갈 것"이라면서 "이번 승리는 공화당이향후 몇 십 년간 미국의 '아젠다'를 결정하는 훌륭한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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