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산악 막판조정 안팎

국회 예결특위는 예산안 처리 합의시한을 하루 앞둔 7일 예산안조정소위를 열어 새해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막판 항목조정 작업을 철야로 벌였다.

○…홍재형 예결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내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한 모든 준비는 다 돼 있다"며 "주로 일반회계를 기준으로 2천억원가량 순삭감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권기술 의원은 "일부 쟁점항목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의견이 모아진 상태"라고 말했고, 같은 당 심규철 의원은"내일 새벽까지 심사를 강행해서라도 당초 합의한 일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삭감·증액 과정에서 각 부처나 지역의 예산을 챙기기 위한 장관이나 국회의원들의 로비행렬이 줄을 이었다.소위측에서도 철도청 및 농업관련 예산 등 위원들간 입장차가 큰 예산에 대해선 직접 소관부처 장관을 불러 설명을 듣기도 했다.

이상주 교육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소위 회의장을 직접 방문, 홍 위원장과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사에게 교원 처우개선 관련 예산 증액을 공개 요청했다.민주당 유용태 사무총장도 "재소자 능력개발 훈련을 위해 250억원의 예산이 편성됐지만 상임위 심의과정에 삭감됐다"며 위원들에게 '쪽지'를 넣고 직접 만나 적극적인 로비를 벌였다.

○…소위는 저녁까지 논의를 통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포함, 삭감규모를 1조2천억원(세입 감소 1천500억원 포함)으로 합의하고,농림분야 1천100억~1천200억원을비롯해 1조원가량 증액키로 대체적인 윤곽을 정한 뒤 정부측에 세부적인 증감내역을 편성토록 요구했다.

이어 오후 11시께 회의를 재개, 정부측이 제시한 세부 삭감·증액 항목을 놓고 논의를 계속했으며, 양당 위원들은 특히 지역개발 사업의 삭감·증액에 대해 새벽까지 밀고당기기를 계속했다.

한나라당은 대불항 310억원 가운데 일부, 대불무역단지 200억원 전액, 광주~완도간 고속국도 50억원과 함께 각종 융자금 이차(利差) 보조금 2천억원, 'BK(두뇌한국)21' 200억원 등의 삭감을 집중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김해공항과 울산항 건설사업, 국방부 전력투자비, 교원처우개선사업비, 농지관리기금과 문화재보수비 등의 삭감을 요구해 논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남북협력기금 전출금의 경우 정부 원안인 3천억원을 인정키로 했으며, 당초 한나라당이 삭감요구를 했던 전남도청 이전 관련 예산, 호남선전철사업도 원안대로 처리키로 했다고 소위 위원들이 전했다.

일반국도 사업비는 1천억원가량 늘리고, 부산신항과 광양, 울산항은 국제 물류기지로서의 경쟁력 강화라는 취지에서 대폭 증액한다는 데 잠정 합의하고 증액규모를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민자유치지원금의 경우 3천억원가량 삭감키로 의견을 모았으며, 예비비도 예년평균 이월액과 과다계상분 등을 감안해 5천억원 내외에서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지역 예산 확보를 위한 소위 위원들간 신경전도 치열하게 벌어졌다.영남출신인 한나라당 백승홍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호남이 다 챙겼다. 충청도는 위원장 등 충청출신 의원들이 나서 몇십년간 못 챙긴 것 다 챙겼다"고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나 같은 당이면서 충청출신인 심규철 의원은 "충북은 워낙 규모가 작아 챙길래야 챙길 것도 없다"고 반박했고, 호남출신인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역시 예산챙기기는 영남을 못따라가겠다"고 가세했다.이에 백승홍 의원은 "원래 통치라는 것은 집권하지 못한 지역에 예산을 많이 배정해야 한다"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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