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군위 효령중.고 권혁민.혁용 형제

"하루 빨리 권혁민(효령고 2).혁용(효령중 3)군 형제의 밝고 씩씩한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어요".군위 효령중.고등학교 이영주(38.여)선생님을 비롯한 30여명의 교직원과 250여명의 학생들이 한마음으로 권군 형제돕기에 나섰다.단란했던 권군 가정에 불행이 닥친 것은 지난해 여름.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가세가 기울어졌고 슬픔을 술로 달래던 아버지마저 지난달 초 위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당장 치료비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간병에 필요한 경비도 없는 혁민이는 학교 공부를 뒤로한 채 아버지 곁을 지키고 있다.보호자 식사가 제공되지 않아 굶다시피 간병에 열중하는 그는 가끔씩 병원 근처 구멍가게서 빵과 컵라면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이 고작. 그러나 아버지 병세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병원비는 하루가 다르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런 딱한 사정이 친구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긴급 학생회의를 소집, 이들 형제돕기를 결의했고 성금함에는 학생.교사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고 6일까지 1차로 114만원의 성금이 모여 전달됐다.

우정숙(39)씨 등 여교사들도 혼자 남은 동생 혁용이를 위해 집안 청소를 하거나 반찬을 챙기는 등 정성을 보탰다. 담임 이영주 교사는 "평소 누구보다 착한 학생들이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큰 시련을 겪는 것을 보니 너무 안타깝다"며 "뜻있는 독지가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했다.

은효정(중3)양은 "불행은 누구에게나 순식간에 닥칠 수 있는데 만약 내게 불행이 온다 해도 선.후배 모두가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마음 든든하다"며 이들 형제 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김인선(58) 교장은 "어려운 학생을 위해 선.후배가 나서는 등 더불어 살아 가는 착한 마음을갖는다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며 "학교 차원에서 이들 형제를 도울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한편 학교는 오는 22일 열리는 제3회 효령종합예술제에서 권군 형제돕기 바자회 행사를 열어 이익금 전액을 병원비에 보탤 계획이다.

군위.정창구기자 j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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