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3년 논술대비 이렇게

최근의 논술 출제 경향은 광범위하고 다양하지만 현대 사회의 삶과 관련된 문제 해결 방안을 다룬 것들이 대부분이다. 출제 형식은 고전 작품 중 일부를 제시문으로 주고 이와 연관된 현대 사회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논술하라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논제가 익숙하고 제시문이 평이하다고 해서 외운 지식만을 나열한다면 논점에서 벗어난 논술문이 되기가 쉽다.

비슷한 논제라고 하더라도 출제자는 문제 상황이나 논의의 초점에서 다양한 요구 사항을 제시함으로써 창의적인 답안을 유도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한결같이 어떤 논제가 출제되느냐를 궁금해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는지를 알고, 어떤 논제가 나와도 자신있게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2002학년도 논술고사 출제 경향=2002학년도 논술고사에서는 각 대학들이 수험생의 창의적인 생각과 논리적인 전개 능력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수능시험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논술고사의 난이도가 다소 낮아졌다. 제시문의 길이가 예년에 비해 상당히 짧아졌으며 고교 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학생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평이한 내용의 제시문이 출제되었다.

동서고금의 고전이 주를 이룬 것은 예년과 다름없지만 그 중에서도 현대문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동양보다는 서양 고전의 비율이 높았다. 문학 작품, 사회.자연과학 서적, 인문.철학 서적 등이 주를 이루었고 그밖에 인터넷 게시물, 고교 교과서, 대담집, 시사 주간지, 통계 자료 등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글이 출제됐다.

특히 영어 원문을 출제한 대학도 있으며, 제레미 리프킨의 '소유와 종말'은 두 개 대학에서 제시문으로 사용되기도 했다.지난해 논술고사는 미국 테러의 영향으로 국가와 국가, 집단과 집단의 갈등과 그 극복 방안에 대해 논술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전쟁과 폭력의 부당성과그 극복 방안에 대한 문제, 세계의 통합화 속에서 야기될 수 있는 갈등과 그 해결 방안, 문화와 지식이 특정 집단.개인에게 귀속되는 현상에 대한 문제 등이모두 갈등과 상호 이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밖에 동일한 사건.사물에 대한 서로 다른 기록의 차이점을 분석하는 문제, 공리주의적분배.분담 원칙의 장.단점에 관한 문제, 삶의 실천적 지혜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문제, 교실 붕괴의 해결 방안을 생각해 보는 문제, 아버지와 딸의 갈등 관계에서 딸의 행동이 바람직한가 여부를 평가하는 문제 등 다양한 주제들이 출제되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이런 주제들을 우리의 현실에 적용, 구체적인 실례를들고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에 관해 논술하도록 했다.

▨2003학년도 대비 전략=제시문을 읽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나 나를 둘러싼 세계의 여러 문제들을 파악,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대부분 대학에서 요구한 논술의 기본 형식이다. 따라서 논제에 대한 단편적인 암기 위주의 서술보다는 자료의 내용을 분석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 창의적인 주장을논리적으로 표현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논술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우리 사회 현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꼼꼼히 살펴보며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올해에는 대선이 있으므로바람직한 지도자상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두는 것과 같은 식이다.

세계가 점점 하나로 통합되어 가므로 국가와 국가, 문명과 문명의 갈등.이해 관계에 대해서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시사 잡지, 신문의 기사.사설.칼럼, 방송 뉴스 등을 통해 화제가 되는 문제들을 인식하고 현대 사회에 시사점을 줄 수 있는 고전, 문학 작품 등을 통해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 보도록 한다.

또한 시사 토론이나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같은 문제에 대해 어떤 다양한 생각들이 있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문제도 많이 출제되므로 어떤 사건이 있다면 그와 관련된 현상이나 유사한 경우를 함께 정리해 두는 것도 효과적이다.

아무리 확고한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제시문을 제외시켜서는 안 된다. 제시문에 대한 이해는논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면서 중요한 부분이다.

동서고금의 고전들을 되도록 많이 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특히 현대 사회의 문제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많은 고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전의 문자적인 의미보다는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파악해 논의의 근거를 마련해야 하므로 적은 분량이더라도 정확하고 깊이 있는 독해를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논술문을 구성하고 논의를 전개하는 것은 수험생 자신이다. 물론 제시문과 논제에서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기는 하지만 그 뼈대 위에 살을 입히고 몸을 키워 나가는 것은 자신의 몫인 것이다. 논술은 단기간 내에 암기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면 실전에서 훌륭한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수험생 유의사항=논술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출 문제나 예상 문제를 통해 논술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출제자의 요구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제시문을 비판적으로 독해, 자신의 관점과 견해를 정확히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논술 시험은 결국 표현된 글로 평가한다. 아무리 좋은 생각을 하고 말로 잘한다 하더라도 논리적이고 정확한 표현을 통해 전달하지 못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은 주의해야 한다.

(1)먼저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지망 대학의 홈페이지에 기출 문제 해설, 출제 방향이나 지침, 유의 사항, 모의고사 문제 등이 소개돼있으므로 꼼꼼히 읽은 뒤 논술고사의 경향과 특징을 파악하고 공부의 방향과 범위, 방법 등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2)자주 써보는 것이 논술의 지름길이다. 수능 이후에 기출 문제나 예상 문제를 갖고 최소한 이틀에 한편 정도는 꾸준히 원고지에 자신의 관점과견해를 논리정연하고 체계적으로 논술해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완성된 글은 반드시 예시 답안과의 차이점을 음미해보고, 선생님에게 보여 잘못을 지적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나면 수정한 내용을 바탕으로 개요를 재작성해 고쳐 써보는 것이 논술 실력을 향상시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3)가능하다면 수준이 비슷한 대학을 지망하는 수험생끼리 논술팀을 만들어 기출 문제나 예상 문제를 두고 토론해 답안을 작성한 뒤 서로 첨삭 지도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견해를 옹호하고, 대립하거나 차이나는 견해들을 반박하는 방법을 익히면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또 주제별 쟁점 정리를 분담해 각자 정리한 내용을 서로 나눠 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일신학원 논술.면접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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