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TOEIC)학원을 다니는데 요즘은 옆교실에 중.고등학생들 뿐만 아니라 놀랍게도 초등학생들까지 앉아 있다. 토익은 직장인들이 배우는 비즈니스용 영어다. 이걸 초등학생들이 배워서 뭣에 쓸까.
애들이 학원에 오는 것은 부모가 미리 외국어고 입시전형에 도움이 되는 토익시험 준비를 시키고 있기 때문이란다. 옆에서 보면 한글로도 어려운 용어인 Invoice(송장), Letter of Credit(신용장) 같은 단어들을 외우느라 땀을 뻘뻘 흘린다.
보도를 보면 지난해 토익시험에 응시한 초.중.고생 수가 4만4천145명이나 됐다고 한다. 이 시험 수수료는 전부 미국으로 빠져 나간다.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지금도 수많은 영어.보습학원에서 초.중.고생 대상의 토익반을 운영하고, C주니어영어, Y어린이토익 등 초등학생용 토익 교재와 학습지가 마구잡이로 나오고 있다.
이뿐인가. 학교와 교육당국의 토익 공부 부추기기도 문제다. 자립형 사립고에서는 토익 점수에 따라 특별전형이나 가산점 혜택을 주고 있고, 토익 성적 우수자에게 표창장을 주는 중.고등학교도 있다.
일본에서는 토익이 회사원들의 승진시험용으로 쓰이는데 한국에서는 영어교육이 시험영어만 가르치는 꼴이다. 정말 한심한 일이다.
문동기(대구시 내당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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