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정 대표단 상견례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간의 후보단일화 협상이 9일 시작됐다. 민주당 이해찬 의원과 통합 21 이철 조직위원장 등 양측의 협상대표단은 이날 낮 공식 상견례를 갖고 단일화방안 도출에 머리를 맞댔다. 물론 방법론과 시기 등 하나부터 열까지 이견이 노출되고 있어 현재로서는 단일화에 대한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더 강하다.

민주당은 합당을 통한 후보단일화 방안까지 내놓는 등 단일화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다. 8일 후보단일화 협상의 시한을 10일로 못박은 노 후보는 9일 오전 선대위본부장단회의에 앞서 이낙연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협상시간이 별로 없다"며 "협상대표단에 전권을 위임했으면 한다"고 말했고 이에 선대위는 전권을 대표단(단장 이해찬)에게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노 후보가 10일을 시한으로 정한 만큼 10일 밤 긴급 선대위 본부장단회의를 열어 그 때까지의 단일화협상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키로 하는 등 급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통합21도 정 후보가 8일 부산방송 토론회에서 "국민경선방식도 검토하겠다"며 후보단일화에 진전된 입장을 밝히고 나서면서 협상이 급진전되기 시작했다. 정 후보는 이어 "어떤 방식이든 합리적이고 국민이 좋다고 하면 뭐든지 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통합21은 이날 저녁 단일화협상단 대표도 오철호 정치특보에서 단일화에 적극적인 이철 조직위원장으로 바꿨고 박진원 대선기획단장을 빼고 박범진 기획위원장으로 교체했다.

양측이 이처럼 후보단일화협상에 속도를 내는 것은 후보단일화 외에는 한나라당 이후보가 독주하는 대선구도를 깨뜨릴 수 없다는 '필패론'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단일화 협상이 무산됐을 경우에 쏟아질 비난 등에 대비한 명분쌓기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합당론까지 제기했다. 이해찬 단장은 9일 "그쪽(통합 21)에서 원한다면 그 방법밖에 없다"면서 "당의 정책적 차이도 있고 우리도 그것을(합당)원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두 당이 존속하는 상태에서의 국민경선은 현행법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합 21은 합당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양당의 정체성에 차이가 있는 만큼 후보만 단일화하는 연대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10일을 단일화 협상의 시한으로 정하고 9일 상견례에 이어 협상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통합21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시간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받을 정도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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