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구장에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을 갖게 된 것은 삼성 라이온즈의 우승을 염원하는 홈 팬들을 위해 그럴 듯한 시나리오로 여겨진다. 7전8기의 우여곡절을 거쳐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노리는 삼성이 잠실구장에서 축배를 들었더라면 멀리서 박수쳐야 할 홈 팬들이 다소 섭섭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잠실구장에서 2승1패를 거둔 삼성은 괜찮은 경기를 했고 이제 안마당에서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보려 한다.그러나 삼성은 6차전에서 한국시리즈를 끝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7차전까지 간다면 우승에 대한 중압감을 안고 있는 삼성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6차전 선발로 엘비라를 내세울 것으로 보이며 에이스 임창용과 특급 마무리 노장진 등 최고의 구위를 지닌 투수들에게 대기령을 내릴 것이다. 1차전 선발로 시리즈 첫 승을 안긴 엘비라는 4차전에서 다시 선발로 나와 제구력이 다소 흔들렸지만 4이닝을 던지는 데 그쳐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할 수 있어 '필승 카드'로 손꼽힌다.
이에 비해 LG는 선발투수를 정하는 데 고민이 있다. 가장 좋은 만자니오가 5차전에서 5이닝을 던져 6차전 선발로 나서기는 무리여서 최원호, 김민기 등이 투입되어야 하나 삼성 타선을 상대하기에는 불안한 구석이 있다.
LG 김성근감독은 포스트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서 구사해왔던 짜깁기식 마운드를 운영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나 경기 종반까지 그런대로 마운드를 꾸리더라도 마무리 이상훈이 연투에 지쳐 구위가 불안, 삼성 타선을 얼마나 막아낼 지 자신할 수 없다.
공격력도 힘에서 우위를 보이는 삼성에 무게가 쏠린다. 펜스 거리가 짧은 대구구장에서 4, 5차전 정교함과 파워를 뿜어낸 마해영을 중심으로 삼성은 막강한 화력을 가동할 전망이다. 다만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이승엽이 팀의 간판타자로서 막판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LG도 4, 5차전에서 각각 11안타를 쳐내는 등 타선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 의욕을 다지고 있다. 4번타자 마르티네스가 부진한 것이 걸림돌이지만 톱타자 유지현이 타격은 물론 도루로 삼성 수비를 흔들어대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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