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는 왜 전탑(塼塔)이 많을까. 전탑과 화엄종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최근 안동에서 전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탑을 새롭게 조명해 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탑은 벽돌로 만든 탑으로 경주의 분황사가 대표적인 전탑으로 꼽히고 있다.안동에 전탑이 세워진 것은 신라의 삼국통일 후인 8세기 무렵. 화엄종을 창시해 신라불교의 새 장을 연 의상대사가 영주에 부석사를 창건하고 한국 화엄종의 기초를 다지면서다.
당나라 유학때 활발한 전탑의 건립을 목격한 의상과 제자들이 귀국과 함께 경주에서 기반을 잡지 못하자, 안동과 인근 지역에 화엄사찰을 세우고 그곳에 전탑을 건립한 것이 안동에 전탑이 많아진 배경이라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또 가람 배치에서 크게 벗어나 물가에 세워진 전탑에는 화엄의 교리가 숨어 있다. 의상의 화엄종은 포교의 수단으로 중생들에게 가장 밀접한 관음신앙을 선택했다. 그 관음의 모습이 바로 물가에서 설법하는 해수관음과 수월관음이다.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물과 전탑은 이렇게 치밀한 교리로 연결돼 있다. 전탑은 또한 철저하게 계획되고 준비된 조형물이다. 쇠못이 달린 벽돌과 놓일 위치가 표시된 벽돌이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안동에는 신세동·동부동·조탑리 등에 현존하는 3기의 전탑을 포함해 모두 7개의 전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하사 전탑의 위치가 밝혀지고 발굴조사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특히 안동MBC가 창사특집으로 제작한 '한국의 전탑-새롭게 밝혀지는 전탑의 비밀'에서는 전탑과 화엄종의 관계를 통해 안동에 전탑이 집중 건립된 원인을 분석하고, 전탑의 축조과정을 컴퓨터로 재현하며 전탑의 원형과 무게·사용된 벽돌 수 등을 계산해 당시 안동사회의 경제력을 유추해 관심을 끌기도했다.
안동대 임세권 교수(사학과)는 "기단부의 팔부중상 면석들과 처마에 기와를 얹었던 흔적, 사각형의 감실문, 사라져 버린 꼭대기의 금동장식 등으로 미뤄보아 탑의 원형은 지금의 모습과 많이 달랐을 것" 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제때의 자료와 현재의 실측·학술조사 결과가 나오면 보다 근접된 전탑의 원형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대구 문화방송은 10일 오후 1시 5분 '한국의 전탑-새롭게 밝혀지는 전탑의 비밀'을 방영해 전탑에 대한 관심을 더 높인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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