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간의 후보단일화 협상이 급진전되고 있다. 전남지역을 방문중이던 민주당 노 후보가 10일 밤 'TV토론 후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방안을 전격 제시한 것이다.
그는 이어 11일 순천에서 전남지역 종교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는 "정권은 후보가 탄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가 하는 것"이라며 "유권자의 단일화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통합 21측이 노 후보측이 주장하는 국민경선을 거부하고 일관되게 주장해오던 방식이다.노 후보는 "국민경선을 포기하는 이유는 후보단일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크고, 여기서 협상을 그만두면 국민이 허탈해 할 것이기 때문"이라면서"나에게 불리하더라도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후보는 이어 "상대방의 조건이 어느 것이든 국민이 검증할 수 있는 조건만 있으면 해보겠다는 뜻을 선대본부 회의에 전했다"고 설명했다.
노 후보가 통합21이 선호하던 '여론조사에 의한 후보단일화'방안을 전격적으로 제시함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진 후보단일화 협상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노 후보로서는 양측이 후보단일화의 원칙에 합의해 놓고도 사소한 문제로 협상테이블에 앉지도 못하는 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협상막바지에 꺼내야 될 '승부수'를 과감하게 던진 셈이다.
노 후보의 제안은 후보단일화협상에 대한 정 후보의 의지를 시험하는 동시에 정 후보의 퇴로를 차단하겠다는 노 후보의 의지가 담겨 있다.이는 정 후보에게 지지도에서 뒤지고 있지만 최근 노 후보의 지지율이 완만하게나마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합동TV토론에 대한 노 후보의 자신감 등이 바탕이 됐다.
후보단일화의 공은 이제 정 후보의 결심에 달려있다. 정 후보로서는 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노 후보에게는 앞서 있다.
이회창 후보와의 가상대결구도에서도 자신으로 단일화될 경우의 당선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서 정 후보는 여론조사방식을 선호해왔다. 노 후보측의 전향적인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통합21은 11일 일일전략회의에서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노 후보의 제안을 제의해오면 논의해볼 수 있다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철 조직위원장은 "후보단일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후보단일화의 방식때문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며 "먼저 양측이 후보단일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 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21측은 또 노 후보가 전국을 8개 권역별로 나눠서 TV토론을 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TV토론후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방안은 수용하겠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문제는 남아있다.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두 사람이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일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와 후보단일화 시기를 언제로 할 것이냐 등이 여전히 후보단일화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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