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우승 지역발전 기폭제로

삼성이 21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자 대구.경북 지역민은 자신들이 좌절을 이겨낸 듯 환희에 빠져들었다. 시민들은 "이번 승리를 흐트러지고 침체됐던 지역이 하나로 뭉치고 힘을 합쳐 함께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기적 같은 대역전극이 일어난 순간 경기장의 시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얼싸안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경기 종료 후 한 시간이 넘도록 자리를 지키며 '최∼강 삼성'을 연호했다.

동대구역 대합실 TV 앞에 모여 있던 400여명의 시민들 역시 끝내기 홈런이 터지는 순간 너나 할 것 없이 두팔을 치켜 들고 '만세'를 연호했다. 식당.호프집 등에서 중계를 보던 시민들도 흥에 겨워 서로 술잔을 권했고 어떤 식당 주인은 손님들에게 안주 한접시씩을 무료로 서비스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계명대 동산의료원 정철호 교수(정신과)는 "하면 된다, 힘을 합치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시민들에게 준 쾌거"라며 "삼성의 7전8기 우승은 지역민들에게 일체감을 심어주는 동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정영수(공군 군수사령부) 소령은 "대구.경북인들이 함께 하는 장이 그동안 많이 부족했다"면서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계기로 이제 모든 지역민과 기업들이 힘을 합쳐 지역 발전을 지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열(30.대구 복현동)씨는 "이번 경기를 응원하는 동안 대구시민들이 하나됐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권씨는 "시민 프로축구단도 창단되니 스포츠를 통해 지역이 뭉칠 구심점을 만들고 적극적인 투자로 침체된 지역 산업을 되살리도록 삼성 등 기업들도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철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삼성 우승의 공신은 대구.경북 시민의 열광적인 응원"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또 "상용차 투자 중단 등을 통해 시민의 희망을 외면했던 삼성은 이번 우승을 지역 봉사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부 최은영(32.대구 동산동)씨는 "삼성은 가전제품 할인 등 일회성 반짝 기념행사가 아니라 장기적 투자를 기획해 지역에 보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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