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사만큼은 엄격함 예대로

괴시마을만큼 제사를 많이 지내는 곳도 드물다. 영양 남씨라면 아직도 6,7대조의 기제사를 모시고 있고 동신제(洞神祭), 시제(時祭) 등 마을 공동으로 지내는 각종 제사도 엄청나다. 엄격한 유교문화와 독특한 해양문화가 결합된 형식이다.

제례의식으로 한해를 시작하고 끝내는 마을이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정월 대보름 마을사람들은 마을안 작은 당목에서 동네신(神)을 위해 제사를 지내고, 그 다음날 영양 남씨들은 마을앞 큰 당목에서 동신제를 지낸다. 큰 동신제의 경우 예전 제사를 주관하는 제관(祭官)의 숫자가 7명이었는데 요즘에는 5명으로 줄어든 것이 자그마한 변화라고 한다.

영덕·영양 일원 6군데 제실(六所)을 돌며 지내는 시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음력 9월22일부터 10월8일까지 입향한 11세조에서 18세조까지 여덟 조상의 제사를 지낸다. 아직까지 문중에서 유사·도유사(都有司)를 임명해 제실과 부속 전답·임야를 관리한다.

마을에서 제일 젊은 60대 초중반을 중심으로 제사를 지내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를 계속해야 할지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않다. 도유사 남영식(64)씨는 "젊은 시절 수없이 돌아오는 제례에 진저리를 쳤지만 나이가 들면서 보람을 느끼게 됐다"면서 "은퇴한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면 전통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선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