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학상 수상 작가인 이정우 시인의 시집 '사람의 길'과 소설가 박희섭의 장편 '관방비록', 수필가 허창옥의 에세이집 '길'이 늦가을 동시 출간됐다.
매일신춘문예 출신이기도 한 이정우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 '사람의 길'(월간 들숨날숨)은 시인의 가식없는 자기 고백과 진솔한 내면의 울림을 담았다. 가버린 날들에 대한 추억과 현재의 그리움이 섞여 있고, 아득한 아쉬움과 가슴 저린 안타까움이 깔린 인간적인 사랑의 노래이다.
'그리운 마음'·'지귀자전' 등의 연작시는 바로 이같은 시인의 육성이자 정신의 표백이다. 일상의 덧없음을 쓸쓸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달마' 연작시편은 그 명상적 고적감이 시인의 맑은 심성과 어울려 수채화 같은 담백한 서정을 자아낸다.
역시 매일신춘문예 출신 작가인 박희섭의 장편소설 '관방비록'(도서출판 황금가지)은 현실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작품이다. 작가는 일제의 문화통치와 해방후 반민특위의 와해, 백범 김구의 암살과 일본군 장교 출신인 박정희의 군사쿠데타 등 일련의 사건들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조선총독부 내 비밀 극우조직인 '조광'이 남긴 비밀 회의록 '관방비록'을 통해 한반도의 영구 지배 음모를 폭로하고 있다.
1997년 대구문학상을 수상한 수필가 허창옥씨의 두번째 수필집 '길'에는 책 표제처럼 보일듯 말듯한 길이 담겨 있다. 때묻지 않은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
등산길을 오르며 체득한 삶의 길, 풍경화 속에서 얻은 한가닥의 인생길, 어린이놀이터와 경로당이 공존하는 아파트 공간에서 되새겨보는 세월의 의미, 남편을 잃은 젊은 여인의 삶의 무게가 짙게 깔리던 저물녘 수성못가….
'바다'란 주제의 연작 수필에서는 새발자국과 폐선·돛배 등을 등장시켜 잔잔한 삶의 화두를 던지며, '생·노·병·사'란 제목을 단 4편의 글에서도 자신의 체험적인 얘기들을 통해 삶과 세월의 의미에 잠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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