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PA(아시아사이언스파크협의회) 총회 및 벤처기업특별전이 지난 8일 엑스코대구에서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의 중 하나로 대구시, 경북도, 대구경북중소기업청, 매일신문, 대구테크노파크, 경북테크노파크, 대구경북이업종교류연합회, 벤처기업대구경북지역협회 등 벤처·첨단산업 관련 지역 모든 유관기관들이 힘을 모아 함께 치렀다는 점을 꼽는다.
또 각 기관의 실무자들과 벤처기업인, 교수 등은 한결같이 유사한 행사를 기관별로 따로따로 열어 참여하는 기업들에게 부담만 주는 '행사를 위한 행사'로 전락시킬 것이 아니라 서로 협력해 기업과 지역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치된 견해에도 불구, 이번 ASPA 벤처특별전이 지역협력체제 구축의 전환점이 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않다. 사실 ASPA 총회와 벤처특별전은 몇몇 뜻있는 인사들의 '모험'과 '도전'이 만들어낸 결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공직에 몸을 담고 있는 분들 입장에서는 성공여부가 불확실한 일에 선뜻 나서기가 쉽지않은 것이 솔직한 지역사회의 현실이다.
하지만 대구·경북을 첨단 테크노폴리스로 바꾸려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직사회의 '모험'과 '도전'은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지역경제가 걸어온 길과 전혀 다른 새로운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사소한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따라서 지금 지역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두려움 없는 도전정신으로 지역사회의 역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리더십'이다. 군림하는 '기관장'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부하직원들의 작은 허물과 실패를 감싸주며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는 그런 리더를 지역사회는 간절히 필요로 한다.
대구와 경북은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를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첨단화한다는 계획을 대내외에 선포했다. 또 이런 계획은 전국 16개 시·도가 똑같이 내세운 공약이기도 하다. 다시말해 지역사회의 리더십이 하루빨리 복원되지 않는다면 다른 시·도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구와 경북은 50여개 대학에서 매년 1만여 명이 넘는 IT, BT 인력을 배출해내는 인재의 보고다. 시·도와 벤처유관기관, 지역대학, 벤처·첨단기업들이 협력해 시·도민과 함께하는 'IT, BT 대축제'를 매년 여는 것이 어떨까.
이 첨단축제는 이미 대구·경북에서 시행되는 있는 각종 벤처전시회와 대학들의 졸업생 작품발표회, 대학별 세미나 등을 단지 통합하기만하면 상당한 규모의 한마당이 이루어질 수 있다. 다만 요구되는 것은 모두를 함께 모을 수 있는 지역사회의 리더십뿐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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