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상 감격 내년에도-삼성 김재하 단장 인터뷰

지난 10일 한국시리즈 6차전이 삼성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끝나자 김재하(49)단장은 눈시울을 붉힌 채 경기장 곳곳을 오가며 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한국시리즈서 우승한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정상에 오르지 못해 쌓였던 응어리가 풀리면서 눈물이 솟는데 주체할 수 없었다"

그는 눈물을 흘릴 만도 했다. 프로야구 원년인 지난 82년 야구를 좋아했던 그는 제일모직에서 자원, 삼성 라이온즈로 옮겨 초창기 구단 프런트에서 4년6개월간 일했다. 82년 OB, 84년 롯데에 패해 한국시리즈서 물러났던 기억을 갖고 있는 그는 제일모직으로 되돌아갔다 95년 구단 운영부장, 2000년부터 구단 단장으로 재직하면서 누구보다 우승에 대한 열망을 지녀왔기 때문에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항상 우승후보로 꼽히면서도 시즌 막판 맥없는 플레이를 펼쳤던 삼성의 문제점을 절실히 느꼈던 그는 2000년 말 해태의 사령탑 김응룡감독을 전격적으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팀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후 그는 김 감독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김감독의 요구사항은 어떡해서든 들어주려고 노력했다.

"야구는 감독의 지휘 아래 이뤄진다. 이전에 감독에 대해 구단이 간섭함으로써 발생하는 폐단을 없애는 것이 삼성의 급선무였다"

김 단장의 이러한 인식은 구단과 선수단 사이에 신뢰를 쌓았다. 김 감독은 김 단장의 지원 아래 전권을 쥐고 선수들의 의식을 바꿔나갔다. '스타 군단'이었지만 팀 보다는 개인의식에 젖어있던 선수들은 팀을 위한 플레이에 눈떴고 강팀이 지닐 수 있는 저력을 보이며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무뚝뚝하고 냉정해 보이지만 그러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팀을 치밀하게 이끄는 감독이다. 한국시리즈에서 10번의 우승을 일궈낸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할 수 밖에 없다"

김 단장은 삼성이 이제 '우승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만큼 내년 이후에는 계속 정상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올 시즌 보여 준 대구 시민들의 성원과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의 응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퍼레이드를 않는 대신 조만간 팬 사은회를 성대하게 열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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