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Q & A - 차명계좌 드러나면 예금보호 못받아

문: 예금보호를 받기 위해 한 금융회사에 가족명의로 돈을 분산해 예치해 놓았다. 해당 금융회사 파산시 보호받을 수 있는가.

답: IMF 사태 이후 금융회사에 돈을 맡길 때 가장 고민스러운 것인 바로 예금 보호 여부일 것이다. 실제로 예금 보호 때문에 금융회사에 돈을 맡기면서 가족 명의를 빌리는 이들이 많다. 예금을 분산시키는 일종의 리스크 관리인 셈이다.

그러나 가족 명의를 빌려 5천만원 이하씩 예치했다고 해서 무조건 안심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원칙적으로 가족 명의 차명계좌는 예금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 판례이며 유권해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 미래금고의 경우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보험금을 대지급하는 과정에서 가족명의 차명계좌에 예치한 고객들에 대해서는 예금을 지급하지 않은 적이 있다.

미래금고 측이 고객 자금을 5천만원 이하씩 가족 명의로 분산 예치하는 과정에서 거래신청서나 예금원장 등에 차명계좌인 사실을 메모하는바람에 차명계좌인 사실이 드러나 고객들이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금융회사들은 실제 예금주가 아닌 차명인이 돈을 인출해 말썽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거래 신청서나 예금원장 등에 '000(실제 전주 이름) 이외에는 인출 금지'등의 문구를 적어 놓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차명계좌로 자산을 분산해 예치하는 경우에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5천만원 이하씩 가족 명의로 분산 예치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거래 금융회사 직원의 설명만 듣고 안심하고 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가족 명의의 차명계좌로 자산을 분산해 예치할 때는 금융회사 직원이 예금관련 서류에 차명계좌라는 사실을 명시하지 않도록 확실히 해 두는 것이 좋다. 타인 명의로 예금을 분산 예치한 이들이라면 거래 금융회사를 찾아가 차명계좌인 사실이 드러날 수 있는 문구 등이 예금관련 서류에 기재돼 있는지 확인한 뒤 삭제해 놓는 것이 좋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