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시-후세인 벼랑끝 氣싸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이라크의 수락여부 최종시한이 15일(현지시간)로 임박하면서 '전쟁불사'라는 미국의 압박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전면전을 향한 벼랑끝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2일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호칭없이 "이 자"라 부르며 이라크 의회를 "고무 도장"에 비유하고 '무장해제냐 아니면 전면전이냐'에 대한 직답을 독재전결권자인 사담 후세인이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라크의 유엔 결의 수락여부 결정시한인 15일을 사흘 앞두고 부시 대통령은 미국에 이제는 더는 협상도, 시험도, 시간도, 인내도 있을 수 없다면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일단 전면에 나서지 않고 의회를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거부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자신을 '폭압적 독재주의자'라고 비난한 것을 겨냥이나 한 듯, 국민 의사를 대변하는 의회 결의를 통해 미국과 유엔 안보리 및 세계 여론을 두드려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의회를 통한 안보리 결의 거부를 통해 부시 대통령의 무장해제 강공책에 순순히 무릎을 꿇을 의도가 없음을 드러냈다.

후세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을 "아랍을 지배하려는 패권주의자"로 "악의 세력"이라 공격하며 대미 성전(聖戰)과 결사항전을 외치고 있다. 그로서는 무장해제 수락이 결국 자신의 퇴출로 이어질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안보리 결의를 무조건 선뜻 수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듯 미국과 이라크가 연말을 앞두고 개전수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 축출 이외에는 선택의 대안이 없음을 거의 매일 밝히고 있다. 반면 후세인 대통령은 "미국은 전면전 때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맞서며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한편 이집트와 사우디 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이라크와 주변 지역이 새로운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이들 아랍국가들은 12일 이라크 의회의 유엔안보리 결의 거부 결정과 관련, 우려를 표명하고 이라크 지도부에 유엔 결의를 수용하도록 거듭 촉구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이라크 정부에 대해 "현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수용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특히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이 감행될 경우 모든 사람이 피해를 입게되고 테러행위를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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