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구리소년 재수사 착수

경북대 법의학팀은 12일 "개구리 소년들은 실종 당일 유골 현장에서 살해된 뒤 암매장됐다"고 최종 결론을 내리고 "두개골에 나타난 수십군데의 흉기에 찍힌 흔적으로 미뤄 범행은 정신·성격 이상자의 소행으로 추정되며 범인은 2명 이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법의학팀은 자체 홈페이지(http://formed.knu.ac.kr)를 통해 두개골 손상 부분 사진을 공개하면서 예리한 모서리를 가진 사각형 물체 등의 범행 도구에 대한 제보를 해 줄 것을 국민들에게 요청했다.

경찰은 정신이상자, 주변 불량배 등을 대상으로 재수사에 착수했다.개구리소년들을 잔인하게 집단 살해한 범인은 과연 누굴일까. 이제 경찰이 이 문제를 풀어 시민들에게 답변해야 할 차례이다.

경북대 법의학팀은 12일 중간 발표를 통해 개구리소년 3명의 두개골에서 흉기로 내려친 흔적이 수십군데 발견된 점으로 미뤄 정신질환자나 성격이상자의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경찰도 일단은 법의학팀 소견에 따라 정신질환자에 대한 탐문수사에 주력할 예정이다. 모 신문사 제보자 재수사도 추진하고 유골 현장 주변 주민들에 대한 정신병력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개구리소년 실종 2, 3년 전 유골 현장 일대에서 의문의 변사 사건이 잇따랐던 점과 관련, 소년들이 주변불량배들에 의해 희생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88년 초부터 1년6개월간 군 사격장에서 사병으로 근무했다는 박모씨는 지난달 9일 유골 현장을 찾아 가 "1988년 8월쯤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1㎞ 떨어진 '선원지'에서 천으로 손발이 묶인 채 숨진 노인의 사체를 건져 낸 적이 있다"고 증언했었다. 그 후 6개월 사이에도 이 일대에서는 2구의 변사체가 잇따라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일 오후 소년들의 유해 현장 인근에서 발견됐던 움막 거주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3, 4년 전 '김씨'라 불리던 30대 남자가 와룡산에서 살았었다는 인근 주민들의 진술에 따라 이 남자의 소재를 추적해 왔지만 주민등록 말소로 행방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소년들 실종 당시 개구리·도룡농 등의 알이 약재로 유통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9월28일엔 한 독자가 "실종 당시 버스에서 우연히 목격한 소년들이 와룡산 도룡농 알 판매상을 만나러 간다고 했다"는 글을 매일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었다.

이때문에 경찰은 도룡농 판매상과 개구리소년 사건 연관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종 당일 오후 '선원지' 못에서 낚시하던 남자 6, 7명이 수상해 보였다는 정모(당시 16세)씨 제보도 관심을 끌고 있다. 경찰은 11년 전 사건 발생 당시부터 낚시꾼들을 찾기 위해 몽타주를 만들어 행방을 찾아 다녔지만 현재까지도 오리무중이다.

"소년들 실종 당시 현장 일대에 도사견이 많았다"는 5, 6건의 제보가 있었던 점에 주목해 경찰은 당시 일대 개사육장 주인들의 소재 파악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대구대 경찰행정학과 박순진 교수는 "개구리소년들이 제3의 범행을 목격했거나 누군가의 숨기고 싶고 싶은 약점을 우연히 발견해 이를 은폐하려는 범인들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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