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개구리소년, 완전범죄로 넘길 건가

개구리소년들은 끝내 타살된 것으로 경북대 법의학팀은 유골감정 결과를 발표했다. 40여일간에 걸쳐 국내외 각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해 내린 결론인 만큼 일단 신뢰할 수밖에 없다. 이번 법의학팀의 유골 감정결과엔 몇가지 의문점이 있긴 하지만 문제는 자연사(自然死)냐 타살이냐를 놓고 경찰과 언론, 유족들간에 벌인 그동안의 시비에 타살로 최종 심판이 내려졌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할 수가 있다.

따라서 이젠 경찰이 누가, 무슨 이유로 10세 안팎의 어린이 5명을 한꺼번에 이렇게 끔찍하게 살해했느냐를 밝히는 문제만 남았다. 사실 11년전 사건 발생시점부터 40여일전 유골발견 이후까지 경찰의 수사방향은 결과적으로 오류를 범해왔고 특히 초동수사를 결정적으로 잘못하는 바람에 사건이 미궁에 빠졌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11년전엔 가출에 수사초점을 맞춘데다 수색자체가 엉뚱한 곳을 택했고 유골발견 이후엔 성급하게 체온저하로 자연사했다고 추정하며 타살가능성을 아예 배제하는 바람에 결국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해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경위가 어찌됐건 이젠 타살로 과학적인 결론을 내린 만큼 범인검거가 급선무이다.

물론 경찰도 타살쪽에 수사초점을 맞춰 재수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워낙 오래된 사건이라 그렇게 용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11년이나 지났지만 유골이 바로 그들이 살던 집 코앞에서 발견된데다 5명의 어린이가 떼죽음당한걸 안 이상, '범인검거'는 이미 국민적 요구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사실을 경찰은 명심해야 한다.

최첨단시대에 5명의 어린이 피살사건이 '완전범죄'가 된다는건 있을수도 없는 우리 경찰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가 아니겠는가. 한국 경찰의 수사력이 그 시험무대에 섰고 그걸 온 국민들이 쳐다보고 있는 상황임을 경찰은 유념할 일이다유족들이 미국이나 일본의 선진수사진에 의뢰하겠다는 말까지 나온터인 만큼 경찰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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