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 생보사 경영 위기 30% 도산·합병 전망

독일 생명보험업체들이 고객에게 이익배당금을 주기 위해 적립해둔 지불준비금이 대거 증발, 배당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11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이와 함께 누적된 경영난이 갈수록 더욱 깊어져 향후 3~5년 안에 118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30% 가량이 도산하거나 대형 업체에 인수·합병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슈피겔은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 독일 법인 보고서를 인용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생명보험업체들의 지불준비금 증발은 독일 DAX 지수가 올들어 40% 이상 추락하는 등 증시가 장기침체되면서 거액의 투자 주식 평가손을 입게 됨에 따른 것이다.

지난 1999년 7.58%였던 독일 생명보험사들의 자본 투자 순익률은 2000년 7%, 2001년 6.13%로 계속 추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보험사들의 평균 이익배당률이 작년 7%에서 올해 5% 선으로 낮아지고 내년에는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문제는 118개 업체 가운데 최소 30개사의 경우 이미 지불준비금이 거의 소진돼 법정 최소 이익배당률인 3.5%도 지키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독일 생명보험업계의 평균 지불준비금은 최고 18개월까지만 배당금을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규 자본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한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그 결과 신규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는 경영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수년 내에 무더기 도산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요헨 자니오 금융감독원장은 자본시장의 수익률 하락이 오래 계속돼 지불준비금을 외부자금으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많은 보험사들이 이익배당률을 대폭 낮추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간 빌트는 10일 전한 바 있다.

한편 신용등급 평가업체 피치는 지난해 말 현재 독일 생명보험사들의 지불준비금 적립 실태를 조사, 전반적으로 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이 조사에서 준비금을 이용해 실질 이익배당을 할 수 있는 배당률은 아스텔이 6.73%로 가장 높았으며 그다음 1871생명보험(LV) 5.73%, BHW 5.25%, WWK 5.23%, 함부르크-만하이머 4.79%, 오이로파 4.69% 등이 '아주 뛰어남' 판정을 받았다.

알리안츠는 4.69%로 '매우 강함' 평가를 받으며 합격권에 들었다.반면 만하이머(0.2%), 파밀리엔퓌어조르게(0.20%) 등 18개 업체는 '약함'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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