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인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판(국보 제32호)의 훼손〈본지 11월8일자 1면보도〉과 관련, 문화재청이 문제가 되고있는 새 판가(板架)를 철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12일 해인사 장경각 보존실장 관암스님이 밝혔다.
관암스님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이를 위해 관계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조만간 해인사에 파견, 법보.수다라전의 경판 훼손 정도를 파악하고 철거작업은 학술용역을 거쳐 이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조사해 실시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또 앞면부 신판가에 꽂힌 1만5천여장의 경판들을 원래의 중앙부 판가로 옮길 때 중앙판가가 받는 하중과 통풍관계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옮긴다는 것이다.
또 오는 2005년까지 경판의 마구리 보수와 먼지.이물질 제거작업은 물론 판가 보존을 위한 다각적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일 경남도 문화재전문위원들과 노태섭 문화재청장이 직접 장경각을 찾아 현황설명을 듣고 "앞면부 신판가로 인해 통풍구조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경판 꽂음의 방향배치도 주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고영훈 교수(경상대학교 건축공학과)는 "신판가를 30여년만에 철거한다는 것은 늦었지만 그나마 더 이상의 훼손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법보.수다라전 내부의 경판보관을 위한 판가는 지난 1972년 군사정부 시절 중앙부 판가가 쏠리는 등 위험성이 있어 새로 앞면부 창가에 28동을 세워 지금까지 보관해 왔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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