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숙하기만 하던 수행도량 합천 해인사가 평소와는 달리 폭죽소리 박수소리와 함께 수미산 자락을 감싸며 즐거운 하루를 맞았다.
12일(음력 10월8일)이 해인총림의 방장이면서 조계종 종정인 법전스님과 주지 세민스님이 생신을 맞아 성대한 대중공양을 베풀었기 때문이다.
종정스님은 세수 76세이고 주지스님은 63세로, 태어난 해는 다르지만 같은 날 생일상을 받는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종단의 최고 어른인 법전스님이 지난 3월 종정으로 추대된 후 처음맞는 생일인데다 주지스님과 같은 날이라 중견스님들이 생일상 차림을 정성으로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 대적광전에서는 총림 사부대중이 참여한 가운데 축하예불을 올리고 원로·중견스님들로부터 하례를 받았다.
또 예불에 참석한 300여명의 불자들도 3배(三拜)의 예를 올렸다.대중공양은 관음전과 정수당에 마련, 오곡밥과 전통 사찰음식으로 정갈스럽게 차려 스님과 불자들이 함께 했다.
생일케이크의 촛불이 꺼지면서 폭죽소리와 박수소리가 터져나와 평소 말이 없고 근엄한 모습의 종정·주지스님도 함박웃음을 터뜨려 속세의 여느 잔치집과 같은 분위기였다.
이날 주지 세민스님은 일일이 식탁을 돌며 음식을 권했고 어느 스님은 정수당 앞에 줄지어 늘어선 일반 신도들에게 "보살님들은 때를 잘 만나 오셨으니 종정스님의 생일잔치밥을 공양하게 됐다"며 "많이 드시고 성불하십시오"라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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