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사체로 발견된지 50여일만에 개구리 소년들은 타살된 것으로 결론났지만, 경찰은 "법의학팀이 도움 될만한 단서를 전혀제시하지 못해 범인 수사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사건 역시 풀리지 않은 채 '미제'로 남겨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 대구.경북지역에서는 굵직굵직한 많은 사건들이 이미 미궁에 빠져 있고 범인들은 여전히 시민들 사이를 활보하고 있다. 이때문에 개구리소년 사건과 관련해서도 시민들은 경찰의 해결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8, 9월 칠곡에서는 여대생이 실종되고 여중생이 변사체로 발견됐지만 경찰은 단서조차 못잡고 있다. 9월22일 친구를 만나러 나갔던 중학생 김모(14)양은 실종 9일만에 칠곡 낙동강변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같은 지점에서 8월8일 남자 친구를 만나러 나갔던 여대생 장모(19)양도 실종됐다. 경찰은 동일범 소행으로 보고 20여명의 전담반을 편성했지만 장양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12월11일 기업은행 성서공단 지점에 엽총 복면 강도가 들어 1억2천600만원을 뺏아 갔다. 범인은 그 사흘 전 봉덕동 ㄱ총포사에서 주인을 살해한 뒤 엽총 2자루를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은행 강도가 자취를 감춘 뒤 현장에 도착했으며, 범행 동원 차량이 10분 거리에 있었지만 경찰은 3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를 찾아냈다.
△2000년 3월1일 밤 대구 신암3동에서 폭행사건 용의자를 쫓던 경찰관이 되레 기습당해 실탄 4발이 든 권총을 빼앗겼다.경찰은 한달쯤 후 용의자를 지목했으나 지금까지도 검거는 못하고 있다. △1999년 5월20일엔 동구 효목1동 골목에서 김모(당시 6세)군이황산 테러를 당해 50여일만에 목숨을 잃었다. 아직도 동부경찰서 형사4반이 담당팀으로 지정돼 있으나 범인을 추정조차 못한 채 수사는사실상 종결된 상태이다.
△먼젓번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었던 1997년 12월18일 새벽 대구 하서동에서 정당원 장모(당시 33세)씨가 흉기에 찔려 숨졌다. 거기서 500여m 떨어진 곳에서는 비슷한 시간대에 이모(25)씨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강도나 정신병자 등 동일범 소행으로 짐작만 했을 뿐이다.
△1996년 2월17일 한국은행 구미사무소에 다른 은행 직원을 사칭한 남자 3명이 들어 가 현금 9억원을 사기 인출해 갔지만 범인은 오리무중이고, △경찰이 범죄소탕 180일 작전을 벌이고 있던 1993년 4월8일 남구 대명7동 상가 건물 화장실에서 살해된 여대생 최모양 사건도 미궁에 빠졌다.
△1996년 11월30일 새벽 수성구 만촌3동에서 여고 2년생 김모(18)양이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됐다. 김양은 이날 새벽 0시쯤 도서관을나와 마중 온 아버지의 승용차를 타고 귀가 중 아버지가 잠시 차를 떠난 사이 차와 함께 실종됐다. 시민들을 경악케 했던 이 사건 역시 미제로 남았다.
이런 가운데 개구리소년 사건과 관련해서도 대구경찰청 조두원 수사과장은 13일 "법의학팀 감식에서 어떤 범인이 어떤 범행 도구로 어떻게 소년들을 살해했는지 밝혀지지 못함으로써 수사가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도 "법의학팀이 구체적인 범행 과정을 밝혀내지 못함에 따라 11년 전 실종 당시 목격자 제보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면서도 "시간이 너무 흘러 목격자조차 찾기가 어렵고 찾더라도 기억을 되살리기 어렵다"고 말해 사실상 수사 의지를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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