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특별당비 '인플레'

한나라당 지역 정치권이 십시일반 형식으로 거액의 '특별당비'를 잇따라 갹출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과거에는 일부 물 좋은 상임위 소속 의원들과 전국구 후보들이 자신의 입지강화를 위해 당에 돈을 기탁한 경우는 있었으나 대선에 임박, 특별당비를 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한나라당 대구시선대본부장인 백승홍 의원이 지난달 28일 당 시지부에 5천만원을 기탁한 것을 시작으로 이상득 최고위원과 박재욱 경북선대위본부장이 오는 18일 경북도지부 후원회를 즈음해 각각 1억원씩을 내기로 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또 장성호 전 경북도의회 의장과 최근 자민련을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한 강석호 전 도의원이 각각 5천만원을 내기로 약속해 놓은 상태다.

이와 함께 정창화 도지부장은 오는 27일 자신의 후원회를 통해 거둬들인 후원금의 일부를 기탁기로 했으며 재력가로 알려진 김일윤·주진우 의원도 수천만원을 자진 납부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대구·경북 의원들 역시 특별당비로 많게는 수십만~수백만원씩 낼 계획이어서 대선을 앞두고 지역 정치권에 '후원금 대박'을 안겨다 줄 것으로 보인다.

정 도지부장은 "특별당비를 포함해 거둬들인 후원금은 주로 대선 운동기간 동안 각 지구당별 의정보고 대회나 지역구 활동, 정당연설회 등의 경비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16개 지구당별로 지원할 것"이라고 사용처를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특별당비가 자발적 성격이긴 하나 다분히 17대 총선을 겨냥한 '보험용' 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집권여부에 따라 차기 총선의 TK 지형도가 급격히 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역 한 중진 의원은 "자발적으로 돈을 내기로 한 것이 외부로 알려져 당혹스럽다"고 했고 또다른 중진 의원은 "차기 공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한 초선 의원은 "그런 시각으로 보지 말아 달라"며 "나도 적은 액수지만 특별당비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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