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입후보자들에게 선거공약 하나를 추천해본다. '군인들에게 많은 책을 읽히겠습니다'라는…. 군복무가 사회 복귀 후에연결될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젊은이들은 '군 복무'를 세월보내기쯤으로 여기고 있다.
필자는 군입대 당시 공수부대원으로 차출되었을 때 새로운 것을 경험할 기회를 얻은 데 대하여 매우 기뻐했던 적이 있다. 지금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고비에 놓일 때면 군에서 단련된 정신력이 큰 힘이 되곤 한다.
우리 나라가 짧은 기간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것도 군이라는 조직을 국가가 국민 재교육의 마당으로 잘 활용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군의 특성이자 매력은 교통이나 통신면에서 일반 사회와 자유로운 왕래가 허용되지 않는 데 있다.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에 중독된 젊은이들이 상시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던 휴대폰을 반납하고, 가족이나 친구 학교 등 모든 인연으로부터 고립되는 경험이 군 복무가 아니고서야 가능이나 하겠는가.
공부에 찌들었던 젊은이들이 맑고 깨끗한 대자연 속에서 심신을 수련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양서를 체계적으로 읽을 수 있다면, 일생에서 군생활 기간만큼 보람있는 시간도 없을 것이다.
미국은 2차세계대전에 참전하는 군인들에게 지아이 에디션(GI Edition)이라는 포켓판 문고본을 공급하여 많은 책을 읽게 했다. 미군 병사들이 귀국한 후에도 이 책들은 주둔국에 영어를 보급하는 외에 미국 문화를 알리는 외교역할까지 너끈히 수행했다고 한다.
군에서의 책 읽는 습관은 사회 복귀 후에도 즐거운 책읽기로 이어져 미국을 출판대국 독서대국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군대는 이제 더 이상통수권자나 국가의 이데올로기를 실천하는 도구가 아니다.
남자아이들이 책임있는 성인 사회의 일원으로 진입하는 데 군대만큼 훌륭한 징검다리는 없다고 믿는 부모들이 많다. 정부는 매년 독서운동을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인들에게 포켓판 문고라도 꾸준히 공급하는 것은 어떨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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