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고전단지 홍수 '왕짜증'

광고 전단지들이 주택.아파트.가게.학교 등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배포돼 시민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15일 오후 대구 평리4동 신평리 주공아파트 경우 수많은 아파트 우편함에는 대출.음식점.이사센터.학원 등을 안내하는 전단지들이 빠짐없이 빽빽이 차 있었다. 주민 유선화(38.여)씨는 "아침에 우편함을 정리해도 저녁 때가 되면 다시 광고물로 꽉 찬다"며 "반상회를 통해 구청에 신고도 여러 번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원룸 밀집지역에 사는 김동수(46.대구 본리동)씨는 "퇴근하면서 우편함을 확인할 때마다 각종 광고물이 수십장씩 꽂혀 있는 것은 기본이고 어떤 날은 100장을 넘을 때도 있다"고 했다. 김씨는 관계 기관에서 강력한 규제와 처벌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독주택의 대문에도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은 광고전단이 흉물스럽고 주차차량에는 수도없이 엽서 절반크기의 광고지들이 창틀에 꽂혀 운전자들을 짜증스럽게 한다.

광고물을 단속해야 하는 구청 담당자들은 폐해를 인정하면서도 인력 부족 등 이유로 속수무책이라고 했다. 대구 서구청 경우 공무원 11명, 지도원 4명, 공익요원 5명 등으로 전담반까지 만들어 매일 단속하지만 역부족이라는 것. 광고물관리 담당 홍현미씨는 "최근 6건을 처벌한 적 있다"며, 그나마 40만~50만원의 과태료 부과가 전부여서 근절 효과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흥가에나 배포되는 것으로 인식되던 음란성 광고물이 초등학교 앞까지도 마구 뿌려지고 있어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본리동 지역 불법광고물 철거 공공근로자 함수야(59.대구 월성동)씨는 "광고물 종류가 너무 많아 놀랐고 학교 앞까지 음란성 광고물이 널린 것을 보면 화가 치민다"고 했다. 초교생들이 그런 광고물을 유심히 들여다 보는 것을 혼을 낸 뒤 빼앗은 적도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광고물 담당 공무원들도 "학교 앞까지 진출한 음란성 광고물에 대해서는 별도의 처벌 규정을 마련하는 등 대응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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