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가 매수·매도 시점 어떻게 잡을까…

"바보보다 주식이 많으면 주가는 떨어진다. 반대로 주식보다 바보가 많으면 주가는 오른다". 헝가리 출신의 유럽증권계 거목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간파한 주가의 형성 원리다. 이른바 '위대한 바보이론'이다.

대중들의 눈에 주식은 바닥권에서 비싸 보이고 천장권에서는 싸 보인다. 시카고투자컨설팅의 김지민 박사는 주식투자로 돈버는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 △내부정보를 이용하는 사람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 뿐이라고 단언한다.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바닥'과 '상투'를 알 수만 있다면 성공은 따논 당상이지만 해당 주식의 '임자'(외국인.큰손)가 아닌 이상 이를 알 수는 없다. 바닥과 상투를 포착해 내기 위해 무수한 투자.분석기법이 개발돼 나왔지만 여태 정답 소리를 듣지 못했다.

단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잣대 삼아 '무릎'에서 산 뒤 '어깨'에서 팔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대중이 주식에서 실패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과 반대인 외로운 길을 가겠다는 자세를 가져볼 만하다.

SK증권은 지수 바닥권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소개했다. △지수의 변동성이 심해진다 △투자자들이 악재에 민감한 반면 호재에 둔감해지는 등 무기력한 반응을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의 종목별 투자의견 하향조정이 쏟아진다 △주가하락을 저지하려는 정부 당국의 증시부양책이 잇따른다 등이다.

투자자들의 행동 즉 '인간지표'를 참고하는 방법도 있다. 모든 이가 치를 떨며 주식시장을 떠나고 증권회사 직원들의 이직률이 최고조에 달하면 바닥권일 가능성이 높다. 신문에 주가 폭락 기사가 자주 등장할 때도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

요즘 들어서는 차트 분석이 하도 유행하는 바람에 차트 속임수가 난무하고 있다. 따라서 차트를 좀 볼 줄 안다고 행세하는 아마추어가 주식을 내던질 때가 바닥권이라고 해석하는 전문 투자자도 있다.

주식시장은 실물경제보다 6개월 정도 선행한다고 한다. 침체기 주식시장에서 향후 경기 회복을 기대한 전문집단들이 매집을 시작하고 이들이 물량을 대부분 모았을 때 주식시장은 활황세를 이룬다. 이후 대중이 주식의 매수를 시작하는 분산 국면이 전개되면 전문집단은 주식을 팔게 되고, 대중이 물량을 받아 안은 상태에서 침체국면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상투에서는 바닥에서와 정반대 현상이 벌어진다.애널리스트들이 투자의견을 앞다퉈 상향조정하면 상투를 의심해야 한다. 일간지 1면에 주가 급등이란 기사가 일제히 실릴 때도 마찬가지다. 또한 모두가 큰 시세를

기다리면 주가는 절대 올라가지 않았다. 기다리는 반락 역시 오지 않는다. 주가 천장은 대중들이 극단적으로 낙관적인 분위기에 사로잡혀 주가 상승에 강한 확신을 가지고 주식 매수에 가담할 때일 가능성이 높다. 주가가 아무리 올랐다 하더라도 대중들이 경계심을 가지고 있을 때에는 더 올라갈 여력이 있다.

신영증권은 상투 징후에 대해 △거래대금 대폭발 △유상증자.상장 봇물 현상 △초보의 과도한 관심 △과열된 언론보도 △외인의 본격적인 매도 △증권관련 비리 등장 등을 꼽았다.

투자격언에 '촛불은 꺼지기 전에 가장 밝다'는 말이 있다. 주가 상승세는 막바지 시세에서 가장 화려해 보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주가를 예측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투자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수칙은 있다.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렌 버펫은 "경기국면과 기업가치를 정확히 조사하는 근면성과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는 용기 이외에는 주식투자에서 성공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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