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겨울 김장철을 맞았지만 채소.양념류 등 농산물 가격이 좀처럼 오를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김장철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농협과 식품회사들의 포장 김치와 김치냉장고의 등장, 아파트 거주자 확대 등 신음식.주거문화가 자리잡으면서 김장담그는 집이 줄어들었기 때문.
매년 김장철이면 가격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배추.무.고추.마늘 등 농산물들이 올해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산 수입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김장철을 앞두고 오히려 양념류의 값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15일 안동.영양.청송 등지의 재래시장에서 거래된 김장재료용 건고추의 경우 600g당 한 근이 2천800~3천700원선으로 한달 전보다 300~900원 정도 떨어졌다. 청송농협 김영기 조합장은 "국내산 작황부진으로 상품성이 떨어지고 최근 중국산 냉동고추 및 혼합양념(다대기) 수입이 크게 늘어난 탓"이라고 말했다.
또 고추 주산지인 영양지역에서 중국산 냉동고추 200여t을 건조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부추겨 산지 고추값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올해 중국산 냉동고추 수입량은 건고추로 환산한 중량은 826t으로 지난해 9월 173t보다 약 5배 증가했다.
배추도 중품 한 포기당 1천100원선에 거래돼 1주일 전보다 300원 이상 떨어졌고, 마늘도 1kg에 3천500원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대파와 쪽파도 김장철 가격이 오히려 떨어졌으며 상품 1kg에 대파 730원, 쪽파 1천300원선으로 지난 10월보다 100~400원까지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이같은 하락세는 생산지에도 영향을 미쳐 영양 석보면 옥계.홍계 등 고랭지 배추들은 5t트럭 한 대당 140만원에 출하돼 10월 초순의 270만원의 절반 정도에 그치는 등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인 김현식(54.안동시 용상동)씨는 "본격 김장철이 됐지만 시장가격의 오름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올해는 배추 등 대부분 김장용 농산물 생산량이 줄어 들었는데도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은 김치 소비감소와 함께 중국산 냉동 홍고추, 마늘 등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경선 일정 완주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가 지도자급' 존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