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업현장 "IMF 극복기 되새기자"

산업체 현장에서 IMF 극복기 복습(復習)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연말 이후 내년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데다 주5일 근무제 및 격주 토요휴무제 확대실시 이후 직장과 가정 할 것 없이 근로자들 사이에서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의 소비풍조가 확산되고 있는데 대한 반작용으로 풀이되고 있다.

포항공단의 한 중견업체는 최근 회사 벽면 곳곳에 대형 현수막과 걸개를 붙이고 전사적인 비용절감에 들어갔다. '마른 수건도 다시 짜자'는 격문이 재등장한 것은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 체제에서 완전 졸업한 작년 8월 이후 1년3개월만이다.이 회사에서는 매일 오전 8시 팀장급 간부들이 티타임을 통해 개인별.부서별 절감방안과 시행결과를 제시하는데 회계담당자는 "시행 한달만에 회식비.문구류 구입비 등 잡비용 청구규모가 30% 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공단의 다른 한 대기업은 점심시간 외부로 식사하러 나가는 임직원들을 위해 회사버스를 배차하고 있다. 공단 근로자들이 즐겨 이용하는 식당들이 특정지역에 밀집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셔틀버스를 운행함으로써 불필요한 승용차 사용을 자제하자는 에너지 절감 시책인 것이다.

포스코.포스콘 등 일부 업체들은 작년 이후 느슨해진 직원들의 출.퇴근용 승용차 부제운행과 카풀 운동을 강제규정으로 강화했다. 또 웬만한 중소기업들도 올 가을들어 상공회의소 등의 지원을 받아 사내 전산시스템을 구축, 전자결제제도 정착을 통해 종이구입비 등을 절감하고 있다.

(주)경한 강진수 대표이사는 "개인은 저축률 저하와 카드빚 증가로 고민하고 있고 기업은 식대.접대비 등 잡비용이 다시 늘고 있다"며 "IMF사태 당시의 쓰라렸던 기억을 다시 떠올려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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