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아동의 언어 및 '정서' 발달을 도와 주는 '특수 클리닉'이 대구.경북에서 속속 개업하고 있다. 지난 몇년 사이 숫자가 많이 늘어 현재는 분야에 따라 전국에서 첫째 혹은 둘째 갈 정도. 덕분에 그동안 치료받을 곳이 마땅찮아 대처를 못하던 유아.아동 및 그 부모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좋은 반응=손자(9)를 데리고 한 특수클리닉을 찾은 이숙자(63.대구 대명3동)씨는 "정신지체장애 1급인 손자를 일년 전부터 이곳에서 지도받게 하고 있다"며, "복지관이나 특수학교에 비해 비용이 다소 비싸지만 일대 일 지도가 가능해 더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이원주(33.대구 북구)씨는 아들(5)과 함께 이틀에 한번씩 시내 ㄱ센터를 찾아 언어.미술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아들의 발음이 또래보다 불명확하고 의사전달 능력도 떨어져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했다. 언어치료가 특수교육기관에서만 받을 수 있는 줄 알았다가 사설 클리닉들도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 와 6개월째 지도 받고 있다는 것. 이씨는 "아들의 발음이 좋아지고 표현력도 몰라보게 늘었다"며, "아들이 치유될 것이라는 확신을 얻게 됐다"고 했다.
한 클리닉 관계자는 "유아.아동에게 언어.정서 발달 장애가 발견되면 부모들이 어디서 도움 받아야 할 지 몰라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에는 서울 다음으로 많은 전문 치료사들이 활동 중이어서 그만큼 치료 기회가 넓어지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어떤 클리닉이 있나?=대구시내에서 정서 발달기 유아.아동을 상담.교정.치료해 주는 사설 클리닉은 크게 두 가지. 언어치료 및 인지발달장애 치료가 그것이다. 언어치료 경우 유아.아동의 난청(청각장애)을 조기에 발견해 자유로운 의사 소통을 가능케 해 주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인지발달장애 치료는 정서상 문제를 행동치료.놀이치료.미술치료 등 재활심리요법을 통해 해결해 주는 것.
한국언어치료사협회에 따르면 언어치료 클리닉은 전국에 79개, 대구.경북에 23개가 있다. 전국의 30%로 지역에 가장 많은 것. 1988년 역내 대학이 언어치료학과를 개설한 덕분으로, 현재 지역에서는 각 기관 등에 240여명의 언어치료사가 활동하고 있다.
역내 인지발달장애 치료 클리닉 숫자는 전국 두번째 규모. 재활심리협회 관계자는 "이 분야 전문인력은 복지관.특수학교.어린이집 등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대구에는 10여개 개업 클리닉이 있다"고 전했다.
◇또 한 단계 도약 기대=이들 클리닉은 대학에서 유아.아동 특수교육, 언어치료학, 재활심리학 등을 전공한 이들이 개업하고 있다. 때문에 1990년대 이후 설립되기 시작한 것.
종사자는 대부분 재활심리사, 놀이치료사, 미술치료사, 상담심리사, 행동치료사 등의 자격을 갖고 있고, ㄷ특수아 조기교실(대명3동) 구경민 원장은 "자격증을 두가지 이상 가진 교사가 많아 언어치료와 인지발달장애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나 구 원장은 "놀이치료.미술치료는 아직 초기 단계라 자격자가 더 있어야 한다"고 했다. 동산의료원 난청연구소 김중강 소장은 "역내 사설 클리닉이 우수하지만 시설.인력의 전문성은 아직 미흡하다"며, "각종 특수치료 자격증을 아직 협회.학회 차원에서 부여하는 것이 한계여서 국가공인으로 전환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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