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색상을 그대로 재현한 염색이 너무 예뻐요. 자립할 때까지 천연염색 기술을 배울 겁니다". 감즙액에 무명천을 넣어 염색 훈련을 하던 지체장애인 한봉수(51·여·대구 남산동)씨의 얼굴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피어 올랐다. 7년째 휠체어에 의지하는 최현찬(29·대구 칠성동)씨는 "천연 염색을 통해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나만의 옷을 만들겠다"고 의욕에 차 있다.
대구 지체장애인협회 중구지회원 10여명이 휠체어를 타고 18일 오후 천연 염색으로 이름 높은 청도 금천의 '청도감쪽마을'을 찾았다. 대신동 공동작업장에서 생활한복·속적삼·스웨터 등을 만들어 생활을 꾸려가는 이들이 천연염색 기술도 배우겠다고 나선 것.
장애인들은 감쪽마을 정경숙(41·여) 대표의 안내에 따라 자신들이 짜 온 스웨터의 한올 한올에 정성껏 물을 들였다. 스웨터에 감색빛이 진해질수록 지켜보던 장애인들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졌고, 곧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정 대표도 "처음 하는 사람들 치고는 제법 잘한다"며 "장애인들이 의지만 있다면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했다.
이번 일을 주선한 장애인협회 최태름(57·여) 중구지회장은 "장애인일수록 제대로된 기술을 배워야 한다"며 "3년만 꾸준히 배우면 누구도 못따라올 기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동료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장애인작업장 책임자 구본영(47)씨는 "장애인들의 의지는 강하지만 당장에 실·옷감 살 돈이 없다"며 "이들을 이끌고 어떻게 이번 겨울을 날 지가 걱정"이라고 답답해 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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