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험생 노린 '입시 장사꾼' 기승

대입 수능시험 이후 불안에 휩싸인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노린 악덕 입시 장사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고교 교사들조차 속속들이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대학입시가 다양화.세분화한 점을 이용해 '일대일 상담.지도', '최고 전문가 최강 전략' 등을 내세우고 있으나 자칫 헛돈만 날릴 뿐 아니라 대학 지원에 치명적인 오류를 범할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 6일 수능시험이 치러진 이후 입시 학원, 연구소, 전문 인터넷 사이트 등은 수험생들이 직접 만나기 힘든 유명 강사, 교재 저자 등과 실시간으로 상담할 수 있는 ARS서비스를 내놓았다. 전화 상담 서비스는 대학입시가 대폭 세분화한 지난해 등장, 일부 업체가 한달여만에 수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들어 입시관련 업체는 물론 상당수 언론사와 교육방송까지 우후죽순처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통화료가 30초당 1천500~2천원씩인데다 수험생들이 자신의 예상 수능 점수와 학생부 성적,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 등을 설명하는데만 1, 2분이 걸려 한번 전화상담을 하면 몇만원이 나오기 십상이다.

고3생 학부모 김원기(47)씨는 "수능시험을 치른 뒤 답답한 마음에 아들과 녹음해가며 ARS를 몇번 이용했는데 통화료가 20만원은 넘을 것 같다"면서 "비슷비슷한 내용에 속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해 돈만 날린 기분"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윤일현 일신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수험생 개인의 특성과 선호, 대학.학과별 전형 방법이 모두 다르고 영역별 가중치나 일부 영역 반영, 논술.면접 등 변수가 엄청난데 전화 통화로 해결해준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장삿속"이라고 했다.

논술.면접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룹지도나 개인 과외를 부추기는 일부 학원과 강사들의 요구액도 갈수록 커져 학부모들을 멍들게 하고 있다. 학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구 일부 학원의 경우 대학별 특설반, 그룹스터디 등의 이름으로 한달여 남은 논술.면접 응시때까지 150만~250만원을 받고 있으며 유명 강사 개인 과외의 경우 300만원대에 이르고 있다는 것.

고교 교사들은 "올해 경우 수능의 변별력이 어느 정도 확보됐기 때문에 논술.면접에 의해 당락이 갈리는 수험생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마음이 급하다고 엉뚱한 정보에 휩쓸리다간 입시에서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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