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일어나 수해복구 공사를 마무리해야 할 텐데…".태풍'루사'로 입은 피해 복구 사업에 앞장서던 성주군청 제준영(54)건설과장이 뇌경색으로 쓰러져 3주가 지나도록 일어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성주군은 태풍 루사의 피해액만도 810억원으로 경북도내에서 김천 다음으로 엄청났고 제 과장은 피해복구에 신경을 모두 썼다. 연일 계속된 주민들의 집단민원에다 각종 보고서 작성 ,공사 설계 등 평소 일챙기기에 열심이던 제 과장은 과로로 지병이 도진 것.
지난달 19일 퇴근후 집에 온 제 과장이 눈동자가 풀어지는 등 이상증세를 보인 것을 부인이 발견, 병원을 찾았다. 의사가 곧바로 입원할 것을 권했으나 월요일 출근해 잔무를 정리한 뒤에야 병원에 갔고 뇌경색 판정을 받고 한달째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다.
"하도 퇴원해서 수해복구 공사를 해야 한다길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손발을 병상에 묶기도 했다"며 "태풍피해 후 휴가를 반납하고 일했으며 퇴근후에도 늘상 일 이야기만 했다"고 병상을 지키던 부인은 말한다.
담당의사는 "심리적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환자가 막무가내로 퇴원을 요구해 걱정이다"며 "특히 뇌경색의 경우 신경을 쓰면 재발 우려가 높아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문안 온 동료 직원들은 "평소 '인간이 자연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신속한 복구가 피해를 줄인다'는 말로 지친 직원들을 격려했으나 정작 자신의 병이 나빠진 것을 알지 못한 것 같다"며 제 과장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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