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에 구인신청을 하거나 채용박람회에 참여하는 등 갖가지 방법을 써도 생산직 근로자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껏 뽑아놓아도 야간 연장근로나 토요근무를 기피해 결국 3, 4개월을 넘기지 못합니다".
생산직 인력난이 심각하다. 이른바 3D업종은 물론 제조업체 현장근무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이미 고질화됐다.
상당수 업체들이 내국인 대신 외국인 산업연수생에 눈길을 돌리고 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다. 연수생 신분에서 탈피해 좀더 나은 조건을 찾으려고 입국하자마자 이탈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3월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가 대거 출국할 예정이어서 섬유, 자동차부품, 금속 등 제조업체들은 '사람구하기'에 비상이 걸렸다.
지역 자동차부품업체인 삼성공업(주)(대구시 달서구 월암동) 관계자는 "올초 인력충원을 위해 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한 채용박람회에 나갔으나 구직을 원하는 사람중에 현장직에 지원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은 지난 1주일 동안 입주업체들로부터 100명의 구인신청을 받았으나 구직자 60명을 알선하는데 그쳤으며 그나마 사무직이 대다수였다.
이 때문에 생산직 구인을 원하는 상당수 업체들은 인력충원을 외국인산업연수생 배정에 기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산업연수생들의 이탈이 러시를 이뤄 대구.경북지역 약 3만명의 외국인 근로자중 2만명 가량이 불법체류자로 추정되고 있다.
박노화 (주)준창(대구시 달서구 갈산동) 대표는 "원단을 적재하고 분류하는 단순 노무직에 초봉 85만원 정도를 주고 1, 2년내 평균 100만원을 준다고 해도 일할 사람이 없다"며 "결국 내국인 근로자 채용은 포기하고 외국인연수생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동진화섬공업사(대구시 달서구 월암동)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를 8명 배정받았으나 올해 2명이 이탈했다"며 "올초부터 매주 지역신문 광고를 통해 인력을 모집하고 있지만 아직도 6명 가량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회가 최근 지역 187개 업체를 대상으로 '11월중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고용부문의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100기준)가 73.9로 크게 낮아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중소기업청이 지난 14일 전국 30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03년 중소기업 정책방향에 관한 견해'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28.2%가 내년중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정책으로 인력난 해소를 꼽았다. 또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외국인 산업연수생제도를 확충하고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대적이었다.
이와 관련, 지역 1천139개 업체가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회에 외국인산업연수생 5천970명의 배정을 신청했으나 배정인원은 633개 업체 3천143명으로 절반 정도에 머물렀다.
이번 연수생 배정신청 규모는 섬유직물 518명, 자동차부품 153명, 고무.플라스틱 70명, 금속제품 67명, 음향.통신장비 50명, 1차금속 49명 등 순이어서 섬유와 자동차부품업종의 인력난이 특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성광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은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를 양성화하거나 이들의 출국을 단계적으로 늦추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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