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해평습지 곳곳 대형공사 굉음

해마다 낙동강 구미 해평습지를 찾아오는 두루미 등 철새를 학계에서는 '월동지 및 텃새화'하는 연구에 나섰으나 정작 구미시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이 각종 개발공사를 앞다퉈 벌이는 바람에 되레 철새가 달아날 위기에 놓이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난 3월 경북대 기초과학연구소와 구미시는 중국과 일본 등지의 세계적인 두루미 전문가들을 초청해 '두루미 서식환경 조성 및인공사육과 월동지화 방안' 이란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열고 두루미 인공부화와 번식 등 텃새화 연구를 벌이고 있다.그러나 현재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고아읍 괴평리~해평면 문양리~구미공단 4단지 총연장 8.8㎞를 연결하는 공업.생활용수관로공사를 오는 2004년 완공 목표로 진행중에 있다.

이 공사는 해평습지(낙동강)의 바닥아래로 3~4m를 판 후 1천100㎜(원수), 900㎜(생활용수), 700㎜(공업용수)짜리 등 3개 철관을 매설할계획인데 수자원공사측은 대형중장비를 동원해 철새도래지인 습지를 마구 깔아뭉개거나 파헤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자원공사 구미권 관리단 관계자는 "구미공단 제4단지에 공업.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시설로 불가피하다"며 "특히 철새 도래기인10~11월에는 가능하면 현장에 차폐막을 설치해 공사를 벌이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전력 대구전력관리처는 지난 7월 선산변전소~고아변전소간(총연장 12.8㎞) 154㎸의 고압송전로 공사를 벌이면서 이곳 낙동강을중심으로 양쪽 지역에 형성된 해평습지를 가로 질러 모두 35기의 대형 철탑을 건설, 환경단체로부터 심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 부산국토관리청이 이곳 해평습지가 형성된 낙동강 동쪽으로는 지난 97년부터 구미시 장천~상주 낙동간(국도25호선) 길이 34㎞, 폭 18.5m 4차선도로 개설사업을 오는 2004년 완공목표로 3개구간으로 나눠 벌이고 있다.

여기다 해평습지 동쪽으로는 구미시가 오는 2010년까지(중장기계획) 선산읍 일선교~구미시 지산동까지(18㎞)의 강변고속화 도로를 개설할 예정으로 있고, 앞으로 예정된 구미~포항간 고속도로 공사도 이곳 해평습지를 관통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미 경실련과 대구.경북 습지보전연대 등 환경단체들은 "현재 이곳 해평습지를 대형 중장비로 깔아 뭉개는 각종 개발공사를 감안하지않은 두루미 텃새화 사업은 예산과 두루미를 동시에 놓치는 결과를 빚을게 뻔하다"며 "적절한 대안 제시가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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