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히딩크 리더십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 하면 곧장 우리는 히딩크를 연상한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히딩크는 그만큼 우리의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 돼 있고 가까이 있다. 네덜란드인들은 일찍이 세계화 하지 않으면 살아 남을수 없는 환경속에 있었다.

땅을 파고 바다를 막았고 풍차를 만들어 늘 환경과 맞서 왔다. 그래서 그들은 국외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 국민들은 어릴 때부터 몇나라 말을 자유자재로 할 것, 배를 타고 외부 세계로 나갈 것, 어느나라 사람과도 교류를 이룰 것, 이왕이면 실용적인 것을 택할 것등을 익히는 등 실리와 헝그리 정신이 강한 국민이다.

▲그 실리와 헝그리 정신이 히딩크로 하여금 한국 축구를 '월드컵 4강 신화'로 이끈 원동력이 됐다. 월드컵 이후 이땅에는 히딩크 경영학이 유행 했었다. 네티즌 중에는 "히딩크를 대통령으로"란 말도 나왔다. 믿을 만한 지도자가 얼마나 없었으면 그라운드의 명장에게서 이 같은 대리만족을 구했을까. 히딩크의 선수경영과 리더십이 뭔가. 선수를 능력위주로 뽑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돋보이는 것은 학연,지연,혈연을 기준으로 사람을 쓰거나 부정한 뒷거래를 통해 일을 처리하는 우리의 잘못된 관행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면서도 해야 할 일을 거침없이 밀고 나간 추진력 이었을 것이다.

▲그 히딩크와 '6월의 함성'을 일궜던 주역들이 다시 모였다. 20일 밤 7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질 브라질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 때문이다. 한국-브라질 전은 나란히 월드컵 4강에 올랐으면서도 준결승에서 서로 조가 틀리는 바람에 이뤄지지 못했던 빅 매치. 네덜란드에 간 송종국, 독일에간 차두리, J리그의 안정환과 최용수, 벨기에의 설기현등 보고 싶은 얼굴들을 만나는 것도 즐겁다. 이에 앞서 히딩크는 '히딩크 히어로재단'을 만들어 매년 11명의 불우 유소년을 돕겠다고 나섰다. 정말 괜찮은 사람아닌가.

▲이번 경기가 단순히 축구를 즐기고 월드컵의 영광을 재연하는 자리만은 아닐 것이다. 대선 D-29일, 강한 리더십이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여서 새삼 히딩크의 리더십을 떠 올려 보는 것이다. 대통령이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보통국민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될 사람은 그 위치에서 해야 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할 줄 알고 때가 오면 과감히 결단을 내리는 사람이어야 함을 히딩크는 행동으로 보여 줬다. 우리는 이번 대선에서 히딩크보다 더 국민을 감동시키는 위대한 지도자를 뽑길 바라는데 대선 후보들의 행보와 정치판의 면면을 보면 한심스런 생각만 들고있으니....

도기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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