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敎師 신뢰도가 꼴찌라니

우리나라 학생들의 교사와 수업에 대한 불만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부끄럽고 한심하기 그지없다. 우리의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과 그 치부를 세계에 드러내 보인 셈이지만, 고질적인 학벌 위주의 사회 분위기와 과열 입시 경쟁을 아프게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간 우리의 공교육은 일관성과 국민적 신뢰를 잃은 채 흔들려 왔다. 상대적으로 학원과 개인 과외가 '광풍'을 일으킬 정도로 사교육이 번창하는 파행을 거듭했다. 정부는 시장논리로, 정치권은 정치논리로, 사회는 단순 직업 논리로 교육 문제를 풀려고 한 결과 교권 경시 풍조가 팽배, 교사들의 의욕 상실과 무력감을 부채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OECD가 최근 공개한 '교육지표 2002'에 따르면 '교사들이 학생의 과제 수행을 잘 돕느냐'는 질문엔 회원국 중 최하인 17%만 긍정적이고, '교사들이 모든 학생의 공부에 관심을 보이느냐'에도 31%만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의견을 밝힐 기회를 주느냐' '학생들이 이해할 때까지 설명하느냐' 등 수업과 학습지도 형태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이 학생들이 교사를 못 믿어서야 되겠는가. 공교육의 정상화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사이에 신뢰와 존경이 뒷받침돼야만 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사를 존경하고 신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그런 터전 위에 교사들의 사명감과 역량이 발휘돼야만 교육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교사들은 업신여김으로 기진맥진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도 교원 수급, 교사들의 사기.복지.자존심 등 순수한 교육 논리를 가볍게 여긴 결과 대규모 교사 부족 사태와 난장판 교실을 부르지 않았던가. 공교육 정상화의 해법은 그 주체인 교사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교사 존경 풍토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한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확대돼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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