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 당헌 '공산당 선언' 빼

중국공산당은 이달 제16차전국대표대회(16大)에서 5년만에 개정해 전국의 모든 주요 관영 언론이 19일 보도한 새 당헌에서 '공산당선언'이라는 표현을 '마르크스·레닌주의'로 대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은 97년 당헌에서 "공산당선언 이래 100여년간의 역사는 과학적 사회주의 이론이 정확하고, 사회주의가 강대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표현했으나 새 당헌은 100여년전 선언된 "마르크스·레닌주의는 인류사회 역사발전의 규율을 제시했으며, 이 주의의 기본 원리는 정확하고, 강대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바꾸었다.

이같은 개정은 당헌의 총강 부분에서 이루어졌으며 당은 '공산당선언'이나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기본 원리가 '정확하고' '강대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같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당은 특히 이번 개정에서 당이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선진생산력 △선진문화 △최대인민의 근본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이른바 '3개 대표' 중요 사상도 당헌에 넣은 만큼 시대가 너무 멀리 느껴지는 '공산당선언 이래 100여년간' 등의 표현을 뺀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개정 당헌은 또 당원 자격으로 "공인, 농민, 군인, 지식분자와 기타 사회계층의 선진분자"로 규정해 기타 사회계층의 선진분자에 사영기업주, 외자기업 경영인 등이 포함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았다.

당헌은 총강 첫줄에서부터 "중국공산당은 중국 공인 계급의 선봉대이며, 동시에 중국인민과 중화민족의 선봉대이다"고 말해 종전 공인계급을 중심으로 하던 계급투쟁적인 이념이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공산당이 권력을 읽지 않고 집권당 지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계급기반을 중국인민과 중화민족 내의 다른 계급으로도 확대하려는 의도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당은 개정 당헌에서 또 '3개 대표' 중요사상을 포함시켰으나 그 바로 앞의 수식어로 '장쩌민'(江澤民) 국가 주석의 이름을 명기하지 않아 그에게 상당한 정치적인 패배를 안겨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총강 둘째 단락에서 "중국공산당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毛澤東)사상, 덩샤오핑(鄧小平)이론과 '3개 대표' 중요 사상을 자기의 행동지침으로 삼는다"고 말해 3개 대표 바로 앞에서 장쩌민의 이름을 삭제했다.

결론적으로 '3개 대표' 중요 사상은 장쩌민이라는 이름이 수식어가 아니고 아주 멀리 떨어져 언급되는데 그쳐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사상, 덩샤오핑 이론에 비해 당헌속의 표현 방식에서 객관적으로 차별적 대접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장 주석이 마르크스·레닌, 마오쩌둥, 덩샤오핑 등과 비슷한 반열에는 올랐으나 완전히 같은 반열로 뛰어올랐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중국인들은 '마오쩌둥 사상'이 더 중요하다고 대답하지만 정작 '마오쩌둥 사상'뒤에는 '중요'라는 표현이 없고 '3개 대표' 뒤에만 중요사상이라고 표현돼있다.

이는 장 주석이 '3개 대표' 앞에 자신의 이름을 수식어로 동원하는데 실패하자 뒷부분을 강조한 타협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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