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일간지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국가 브랜드 파워를 조사한 내용이었는데, 한국의 브랜드 가치는 5천489억달러(약 707조 7천억원)로 세계 9위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한 나라마저도 돈으로 환산되는 자본주의의 속성도 아니요, 우리나라가 세계 9위를 차지했다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꽤나 앞서간다고 생각하는 우리 고장 구미의 브랜드 파워는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점이었다.
흔히들 지금은 브랜드의 시대라고 한다. 브랜드가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라는 말이다. 치열한 브랜드 전쟁의 선두에는 기업들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지방자치단체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어쩌면 브랜드 파워를 가지기 위한 몸부림이 더욱 절실하다고 본다.
세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코카콜라는 오랜 세월 소비자와 함께 해오면서 자사 제품을 고객의 일상 속으로 녹아들게 했다. 코카콜라는 그 상품의 맛과 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코카콜라'라는 브랜드를 팔고 있는 것이다. 코카콜라를 마신다는 것은 친구, 애인과의 만남, 특정한 장소에서의 추억과 즐거움을 함께 마신다는 뜻이다. 이것이 코카콜라 상표가 가지는 브랜드의 마력이다.
구미는 올해 제7회 한국지방자치경영 종합대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190만평의 제4공단 조성과 함께 외국인기업전용단지의 지정 등, 지금 이 시간에도 테크노폴리스 구미 건설의 기치를 내걸고 36만 시민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디지털 도시 구미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구미산 휴대전화, 구미산 모니터를 갖고 있는 사람이 선택된 세계시민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고 있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의 브랜드 파워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우선 지방의 체질에 맞는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브랜드의 모방이 아닌 창작이 중요하다. 분명한 차별화와 특화만이 비교우위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지방이 자신만의 고유한 브랜드 파워를 지니기까지는 그 과정이 멀기만 한 것도 현실이다. 사실 우리의 지방자치제는 오랜 중앙집권제의 영향으로 선진국과 같은 양질의 토양을 갖지 못했다. 모든 것이 중앙에 의해 결정되고 흔히들 '구속의 자유화'라고 표현되듯 우리 스스로 그 속에 안주하여 창의성을 잃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중앙은 각 지방마다 고유 브랜드를 만들 수 있도록 자치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방을 어렵게 하는 여러 가지 권한을 빨리 넘겨야 한다. 중앙의 것을 뺏기는 게 아니라 원래 중앙에 맡겨둔 권한을 지방에 되돌려준다는 의식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지방자치는 시끌벅적한 중앙의 고급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정치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방의 특색, 즉 브랜드를 키우는 데 온갖 지혜와 용기를 모아 설사 그 길이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시민의 동의를 얻어 우리 손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모두 변해야 한다. 그런 의식의 변화·행동의 변화 위에서만이 지방의 브랜드 파워는 형성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살길이며 지방자치 발전에 새로운 물꼬를 트는 일이다. 모든 지방이 고유한 브랜드를 가진 나라,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시민, '대한민국 구미시' '대한민국 경북'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위해 우리 모두 매진할 때이다. 최선의 모습은 작아도 충분하다는 말을 새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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