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양상 달라졌네

'야당은 바람, 여당은 조직'으로 승부를 걸었던 역대 대선의 양상이 이번엔 뒤바뀌는 듯하다.야당인 한나라당이 당내 조직은 물론 각종 직능단체 공략에서 다른 당을 압도하고 있는 반면 사실상 여당격인 민주당은 TV토론 등 미디어 선거전에 더욱 주력해온 것이다.

또한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논의중인 국민통합 21 역시 조직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즉 민주당과 국민통합 21은 각각 당 조직력보다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세를 토대로 '노풍(노무현 후보)'과 '정풍(정몽준 후보)'을 되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양상을 보이게 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의 경우 오랜 집권경험으로 여당식 조직선거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이 우선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원내 과반수를 훨씬 초과한 거대 당이 된 데다 당내 인사들 중 특히 민정계 출신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같은 측면에서 민주당은 여당보다는 아직 야당식 선거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민통합 21과의 후보단일화 진통, 이를 둘러싼 당내 분란 등으로 그동안 조직을 강화할 여유도 갖기 어려운 처지였다.

실제로 한나라당의 직능단체 공략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져 왔으며 1천여개 단체를 우군화, 유권자 중 10% 정도인 320만표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들 단체를 겨냥한 당내 직능특위는 위원장인 김진재 최고위원 외에도 최고위원 9명을 자문위원으로, 중진급 의원들을 특위산하 위원회에 각각 포진시켜 놓고 있을 정도로 매머드급이다. 특히 각종 종친회와 향우회 동창회를 공략하기 위한 위원회까지 두고 있다. 종교별로도 중진급 의원들을 위원장으로 배치시켰다.

물론 이들 조직을 움직이기 위해선 자금이 문제이지만 민주당이나 국민통합 21에 비해 자금사정이 나은 형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 후보가 여론 지지율에서 선두를 고수, 대세론을 확산시켜 오면서 각계로부터 후원금이 몰리고 있는 것.

민주당은 최근 특위위원장 회의를 소집, 뒤늦게 직능단체 공략에 나섰으나 DJ 탈당으로 여당 프리미엄이 상당히 약화된 데다 자금사정도 여의치 않아 고심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전국의 조직을 네트워크화하는 저인망식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선거자금 역시 '희망돼지 저금통' 등 일반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방식을 통해 마련함으로써 노풍을 되살려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국민통합 21의 경우 세몰이를 지양함으로써 최소한의 자금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방침이며 그 내역도 수시로 공개하겠다고 했다. 직능단체 공략과 관련해서도 당내 직능본부를 설치, 산하에 1.2.3국을 두고 있으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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